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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저 늪에 빠진 韓경제]반등에 성공한 美 vs ‘D공포’ 안고 있는 韓…"효율적 총수요 확장책 필요"
한국, 내년 잠재성장률 2.6%…OECD 중 하락폭 大
미국, 2%대 회복…근원물가도 12년 만에 2%대
기업투자 회복, 생산성 제고 등이 비결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미국이 장기간 부진을 털고 경기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 심지어 낮은 수준의 물가상승세를 지속하면서도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리고 있다. 반면 우리는 거꾸로 가는 모양새다. 미국의 사례를 참고해 효율적인 재정정책과 구조개혁이 실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4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내년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은 올해 2.7%보다 0.1%포인트 하락한 2.6%로 추산된다. 가파른 하향 추세다. 2000년대 초중반에는 4∼5%대를 나타내다 금융위기 시기인 2008년(3.9%)에 3%대로 떨어진 이후 완만한 하향 곡선을 그리다 올해 2%대로 낮아졌다.

2017년에 3.1%에서 3년 만에 0.5%포인트 떨어질 전망이다. 최근 3년 기준으로 보면 한국보다 잠재성장률 하락 폭이 큰 나라는 OECD 36개국 가운데 터키(5.6%→4.6%)와 아일랜드(5.3%→3.7%), 뉴질랜드(3.0%→2.5%)뿐이다.

잠재성장률이란 한 나라의 노동과 자본을 최대로 활용해 달성할 수 있는 성장률로, 경제의 기초체력으로 평가된다.

반면 내년 미국의 잠재성장률은 올해 2.0%보다 0.1%포인트 오른 2.1%을 기록할 전망이다. 2010년대 들어 이전 10년과 달리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2017년(1.9%)부터는 3년 연속 가파른 반등세를 보일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한국과 미국 간 경기 온도 격차는 근원물가에서도 나타난다. 한국의 근원인플레이션율(식료품·에너지 제외지수)은 올해 1.2%, 내년 1.4%를 기록할 전망이다. 스위스 등을 제외하고는 가장 낮은 수준이다.

반면 미국은 올해 1.7%, 내년 2.2%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금융위기 이후 12년 만에 2%대를 회복하게 되는 셈이다.

근원물가는 내수 경기를 가늠하는 '경제 체온계'로 불린다. 한국 경제는 그만큼 활력을 잃고 있다는 의미고, 미국은 반대로 활력을 되찾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미국이 나홀로 반등에 성공한 배경으로 기업투자 회복, 생산성 제고 등이 꼽힌다. 한국은행은 지난 6월 보고서를 통해 "기업의 양호한 재무상황과 완화적 통화정책에 따른 우호적인 자금조달 여건에 힘입어 기업투자가 2010년 들어 상당 부분 회복됐다"며 "조세감면, 규제 완화 등 투자 활성화 정책도 투자 확대에 기여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2015년 이후 집중된 연구·개발이나 소프트웨어 등 지식재산 분야에 대한 투자도 생산성 확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도 이러한 총수요 확장정책과 구조개혁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페이스북을 통해 "축소균형이 아닌 확대균형을 이루기 위해서는 과감한 총수요 확장정책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 재정은 승수효과가 낮은 복지 분야에 집중되고 있다. 내년 복지 분야 예산은 전체 예산안의 35.4%(181조6000억원)를 차지하고 있다. 정부 총지출 증가분(43조9000억원)의 절반수준이다.

김상봉 한성대 교수는 "유동성이 낮은 상황에선 통화정책이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며 "결국은 재정정책을 효율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러나 이번 정부는 미래인재 육성에 투자해야 할 돈을 전부 복지에 쏟고 있다"며 "막상 현장에선 신산업에 종사할 혁신 인재가 부족하다"고 말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현실적으로 SOC(사회간접자본) 투자, 즉 토건을 늘리는 게 가장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kwat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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