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한국의 잠재성장률이 급락하고 있다. 잠재성장률은 한 나라의 노동과 자본을 최대로 활용해 달성할 수 있는 성장률로, 경제의 기초체력으로 평가된다. 잠재성장률 하락은 구조적인 문제여서 정부의 정밀한 대응이 요구된다.
◇ 한국 올해 잠재성장률 2.7%…2년새 0.4%p 하락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단일 경제모델로 회원국들의 잠재성장률을 추정하는 데 올해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은 2.7%로 추산됐다. 한국은행이 추산한 2019∼2020년 연평균 잠재성장률은 2.5∼2.6%다.
OECD가 추산한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은 2017년 3.1%에서 2년 만에 0.4%포인트나 떨어졌다.
최근 2년 기준으로 한국보다 잠재성장률 하락 폭이 큰 나라는 OECD 36개국 가운데 터키(5.6%→4.9%)와 아일랜드(5.3%→3.7%)뿐이다.
반면 미국, 프랑스 등 18개국은 잠재성장률이 올랐다. 미국은 2017년 1.9%에서 올해 2.0%로 상승했다.
한국은 외환위기 이전인 1996년만 해도 잠재성장률이 7.5%였다.
2000년대 초중반에는 4∼5%대를 나타내다 금융위기 시기인 2008년(3.9%)에 3%대로 떨어진 이후 완만한 하향 곡선을 그리다 올해 2%대로 낮아졌다.
◇ IMF 연구위원 "잠재성장률 하락국면서 금리 인하는 장기적으로 효과 미미"
경제의 기초체력이 떨어진 상황에서는 확장적 재정이나 금리인하의 효과도 미미하다는 게 경제학계의 정설이다. 단기부양은 가능해도 장기적으로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리진 못한다는 것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의 바스 배커 연구원은 최근 발간한 '중앙은행이 잠재성장률 하락을 잘못 진단한 경우 경제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워킹 페이퍼)에서 "잠재성장률이 하락하는 상황에서 금리 인하 정책은 단기 부양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결국 장기적 측면에선 성장률이 잠재성장률로 수렴하는 등 그 효과가 미약한 것으로 분석됐다"고 판단했다.
보고서는 "최근 수정된 통계에 따르면 일본의 1990년대 경제성장률은 잠재성장률보다 1.3%포인트 높았던 것으로 추정된다"며 "당시 일본은행은 성장률이 잠재성장률보다 3.5%포인트 낮은 경기둔화 국면에 있다는 판단하에 금리 인하 정책을 시행했다"고 소개했다.
전문가들은 잠재성장률 하락을 겪고 있는 한국이 일본의 전철을 밟게 될 것을 우려하면서 생산성 향상 및 저출산·고령화 해결 등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onlinenew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