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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탄핵’ 힘 실리자…트럼프 ‘상원 집단속’
美하원 결의안 통과 ‘압박’
언론 “탄핵조사 새로운 단계”
트럼프 “경제 망칠 것” 반격
공화 ‘반란표’땐 리더십 타격
31일 진행된 미 하원 각 의원들의 대통령 탄핵조사 결의안 찬반 여부가 국회의사당 전광판에 표시돼 있다. [AP]

미 하원이 31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조사 절차를 공식화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미 역사상 네번째 탄핵 관련 결의안으로, 현지 언론들은 탄핵조사에 새로운 단계가 열렸다고 평가했다.

이날 오전 표결에서 하원은 찬성 232표, 반대 196 표로 결의안을 승인했다. 기권은 4표였다. 총 435석의 하원 의석 가운데 민주당은 234석, 공화당은 197석이다.

8쪽 분량의 결의안에는 하원 정보위 등 3개 상임위가 청문회를 공개적으로 진행하는 방안을 담고 있다. 또 탄핵안 초안 작성과 법사위 논의 및 표결 등 절차 등도 포함됐다.

이번 결의안 통과로 투명성과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한 민주당이 탄핵안 공세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하원이 ‘우크라 의혹’과 관련해 공개적인 질의 단계를 시작하면서 미국 역사상 네번째인 대통령 탄핵 조사의 청사진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탄핵 정국 속 지지율 하락에 직면한 트럼프 대통령은 경제 성과를 내세우며 반격을 도모하고 있다.

갤럽이 실시한 트럼프 대통령 직무만족도 조사를 보면, 지난 7월 지지한다는 응답 비율이 그렇지 않다는 응답과 격차를 7%포인트까지 좁혔으나 이달 들어 부정적 평가가 확산되면서 18%포인트로 벌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거짓투성이 탄핵이 우리 주식시장을 망칠 것”이라며 “아무 것도 한 게 없는 민주당은 신경도 쓰지 않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탄핵 조사가 시작되자 “위대한 경제 성과를 낸 대통령을 어떻게 탄핵할 수 있는가”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경제 성과를 내세워 ‘탄핵이냐, 경제냐’의 선택 기로로 여론 프레임을 짜려는 것이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지수는 트럼프 집권 이후 30% 이상 오르며 최고점을 경신했다. 실업률은 낮게 유지되고 있으며 3분기 국내총생산(GDP)은 1.9%로 2분기(2.0%)보다는 낮았지만 시장 전망치(1.6%)보다는 여전히 높게 나왔다. 트럼프 캠프가 외치는 ‘미국을 계속 위대하게’(Keep America Great)는 적어도 경제 분야에서는 확실한 지원을 받고 있는 셈이다.

운명공동체인 공화당 단속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지난주 워싱턴포스트(WP)는 익명의 공화당 고위 관계자가 “변명의 여지가 없는 대통령을 변호해야만 하는 공화당의 충성심을 대통령이 당연히 여기며 불장난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고 전했다. 심지어 프랜시스 루니 공화당 상원의원(플로리다)은 이번 의혹을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을 낙마시킨 워터게이트와 비교하기도 했다.

상원은 공화당이 장악하고 있어 실제 탄핵 가능성은 낮지만 적지 않은 ‘반란표’가 나올 경우 트럼프 대통령의 리더십은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날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트럼프 대통령이 공화당의 데이비드 퍼듀 상원의원(조지아)과 함께 자금모금 행사를 여는 등 내년 선거를 앞둔 상원의원들에게 현금 지원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캠프가 전날 트럼프 대통령은 물론 코리 가드너, 조니 언스트, 톰 틸리스 상원의원들에게도 기부를 해 달라는 이메일을 뿌린 것 역시 같은 맥락이다.

폴리티코는 트럼프 대통령이 올해만 3억 달러(약 3500억원) 이상을 모금했다며 “자신을 지지하는 상원의원들에게는 보상을 하고 그렇지 않은 상원의원에게는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라고 전했다.

김우영 기자/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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