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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깊어지는 ‘D의 공포’
10월 소비자물가 상승률 0%
디플레 전단계 ‘초저물가’ 지속



지난 9월 소비자물가가 전년동월대비 0.4% 하락한데 이어 10월에도 0%에 머물렀다. 0%를 기록했던 8월부터 10월까지 소비자물가가 3개월 연속 0% 이하에 머물면서 경기 침체 속의 물가 하락을 의미하는 ‘디플레이션(deflation)’ 우려가 가시지 않고 있다.

31일 통계청이 발표한 ‘10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5.46으로 전월대비 0.2% 올랐지만, 전년동월대비로는 0%에 그쳤다. 소비자물가는 올 1월 0.8%로 떨어진 후 7월까지 0.4~0.7%의 낮은 수준을 보이다가 8월에 0%로 떨어졌다. 소수점 둘째자리까지 따지면 8월 물가는 -0.038%로 사실상 마이너스를 기록했고, 9월에는 -0.4%로 1965년 통계 작성 이후 공식 통계상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해 디플레이션 우려를 증폭시켰다.

당초 10월에도 물가가 마이너스를 보일 것으로 예상됐으나, 농산물 가격 하락폭이 크게 둔화되고 서비스물가가 소폭 오르면서 보합세를 보였다. 신선식품지수는 9월에 전년동월대비 15.3% 하락했으나 지난달에는 -7.8%로 하락폭이 크게 둔화됐고, 농축수산물 물가도 9월 -8.2%에서 지난달엔 -3.8%로 하락폭이 축소됐다. 서비스 물가 상승폭은 9월 0.5%에서 지난달 0.7%로 소폭 확대됐다. ▶관련기사 6면

통계청은 지난달 물가가 소수점 한 자릿수까지만 따지는 공식 통계로는 보합이지만 소수점 셋째 자리에서 플러스로 나타났다며 “물가 방향은 플러스”라고 설명했다. 또 지난해 폭염 등 기상이변에 따른 채소값 급등의 기저효과가 사라지는 연말에는 물가가 0% 중반대로 회복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수출과 투자·소비 부진에 따른 수요 둔화가 지속되면서 디플레 우려는 여전한 상태다. 전문가들도 지금을 디플레로 단정할 수는 없지만, 그 전단계인 초저물가(disinflation) 상황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경기 부진이 지속되고 소비자 기대 심리가 더해질 경우 디플에에 빠질 수 있다는 진단이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최근 보고서에서 “올해의 낮은 물가 상승률에는 일시적인 공급 측 요인 뿐만 아니라 수요측 요인도 주요하게 작용했다”며 “통화정책이 본연의 책무인 물가 안정을 중심으로 수행될 수 있도록 운용체계를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해 주목을 끌기도 했다.

실제로 올들어 지난달까지 누적 물가상승률은 0.4%로 역대 최저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일시적·계절적 요인을 제거해 경제 내부의 물가압력을 측정하는 지표인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는 지난달 0.8% 올라 8월 이후 3개월째 0%대에 머물렀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지수는 지난달 0.6% 올라 올 3월 이후 8개월째 0%대를 기록 중이다.

이해준 기자/hj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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