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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용의 ‘100년 기업’]사업 비전·경제 외교관·상생의 가치…총수 이재용이 가는 길
-그룹 총수 지정 이후 총수 본연의 역할에 대한 끊임 없는 고민
-그룹 핵심 사업군 반도체·디스플레이 미래 비전 확립…주요국 정상 기업인들과 만나 민간 외교 가교 역할 수행
-기업은 사회의 구성원…삼성 기업의 혁신과 이익창출 사회와 함께 나눌 것

[헤럴드경제=정순식 기자] ‘미래 비전 확립과 민간 경제 외교, 사회 구성원으로서 기업의 역할’

이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해 2월 경영 복귀 이후 걸어온 삼성그룹 총수로서의 지향 가치로 요약된다.

이 부회장은 실질적인 경영 행위는 전문경영인들에게 맡기면서 그룹 전체의 지향점과 그룹사 간 조율로 요약되는 총수 본연의 역할에 대한 고민을 거듭해 왔다.

이 고민은 삼성전자가 50주년을 맞는 1일 그룹 총수 등극 이후 최초로 임직원들을 상대로 한 공식 메시지의 발표로 결실을 맺었다. 지난해 5월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삼성그룹의 동일인으로 지정받은 지 1년 반 만이다.

이날 공식 메시지가 나오기까지 이 부회장이 보여 온 행보는 그룹 총수로서의 자격과 역할을 정립하는 일련의 과정이었다.

세대교체를 통해 한층 젊어진 전문경영인들이 현재의 경영에 주력하는 동안, 이 부회장은 그룹의 미래 경영 구상에 사활을 걸어 왔다.

실제 삼성그룹의 기둥인 삼성전자의 핵심 사업군인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에 대한 과감한 결정이 잇따랐다.

메모리 반도체 슈퍼사이클에 힘입어 삼성전자가 사상 최대 실적 행진을 이어가는 와중에 이 부회장은 지난 4월 시스템반도체분야에 133조원에 달하는 유례 없는 대규모 투자를 발표하며 시스템반도체를 삼성전자의 새 성장동력으로 키우겠다는 비전을 제시해 주목을 받았다.

이 부회장은 ‘시스템 반도체 비전 선포식’에서 “메모리에 이어서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도 확실한 1등을 하겠다”고 다짐했고, 문재인 대통령이 ‘종합반도체 강국’ 도약을 위해 적극적으로 업계를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힌 데 대해선 “무거운 책임을 느낀다, 시스템 반도체 산업의 성공을 위해서 사람과 기술에 대한 투자를 더 적극적으로 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0일 오전 충남 아산시 삼성디스플레이 아산공장에서 열린 삼성디스플레이 신규 투자 및 상생협력 협약식에서 신규 투자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부회장은 이어 지난 8월 삼성디스플레이의 경영진을 만난 자리에서 글로벌 LCD 패널 업황 부진 등을 염두에 둔 듯 “위기와 기회는 끊임없이 반복된다”면서 “지금 LCD 사업이 어렵다고 해서 대형 디스플레이 사업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의 이 메시지는 지난달 삼성 디스플레이 아산공장의 13조1000억원에 달하는 차세대 디스플레이 투자 계획으로 이어졌다. 이 자리에도 문 대통령이 참석했다. 특히 이날 문 대통령은 이 부회장을 직접 거론하며 “감사하다”고 언급했고, 이 부회장 역시 문 대통령을 향해 “큰 힘이 된다”고 화답했다.

이 부회장의 역할은 미래 비전 확립에 그치지 않았다. 재계 1위 그룹 총수로서의 경제 외교관 역할을 마다하지 않았다.

일본이 한국에 대해 수출규제를 단행하자 이 부회장은 지난 7월 직접 일본으로 건너갔다. 이후 현지 기업과 들을 만나 고순도 불화수소 재고를 확보하기 위한 민간 차원의 해법을 모색한 바 있다.

이 부회장은 또 올해 글로벌 정상들을 한 달에 한 번 꼴로 만나 오고 있다. 지난 2월에는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나하얀 아부다비 왕세제와 면담했다. 같은 달에는 인도의 나렌드라 모디 총리와도 만났다. 5월에는 조지 W 부시 전(前) 미국대통령과 면담했고, 6월에는 방한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와 삼성그룹의 영빈관인 ‘승지원’에서 회동하기도 했다.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와는 9월에도 재차 만났으며, 이는 사우디가 추진하는 사막의 엔터시티로 불리는 ‘키디야(Qiddiya)’ 엔터테인먼트 복합단지 조성에 삼성이 뛰어드는 결실로 이어졌다.이 부회장이 ‘중동은 21세기 기회의 땅’이라며 올들어 6차례 중동 실세와 연쇄 회동을 가진 ‘중동경영’이 결실을 거둔 것이다.

이 부회장은 또 지난달에는 한·일 관계가 최악으로 치닫는 와중에 일본 재계의 초청으로 도쿄에서 ‘2019 일본 럭비 월드컵’ 개막식 및 개막전을 관람했다. 이 자리에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도 참석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5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도심 지하철 공사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도심 지하철은 삼성물산이 건설 중이다. [삼성전자 제공]

이와 함께 이 부회장은 글로벌 기업으로서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기업이 가지는 가치에 대한 고민의 화두를 끊임 없이 던지고 있다. 주요 행선지에서의 이 부회장의 언급에는 ‘일자리’, ‘상생’, ‘생태계’ 등의 단어가 자주 등장한다.

그는 이날 창립 50주년 기념 영상에서도 ‘우리 사회와 인류의 미래를 위해 혁신하며, 함께 나누고 성장하는 기업’임을 거듭 강조했다. 기업의 혁신은 ‘사회와 인류’를 풍성하게 하고, 세계 최고의 기업은 ‘같이 나누고 함께 성장하는 것’임을 분명히 한 것이다. 그룹 총수가 던진 이 메시지는 삼성의 또 다른 50년인 100년 기업을 향하는 핵심 철학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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