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내 쇄신론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면서 어수선한 분위기가 역력하다. 그러나 당 지도부의 사퇴 등 최악의 가능성에 대해선 선을 긋는 모습이다.

29일 민주당에 따르면 최근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이철희 의원과 표창원 의원은 전날 이해찬 대표를 만나 혁신을 당부했다. 이 의원은 이 대표를 만난 뒤 “우리당이 쇄신·혁신을 해야한다고 말씀드렸고, 20·30세대 젊은층의 호응을 더 받는 정당으로 바뀌었으면 좋겠다고 말씀드렸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도 혁신이 필요하다는 데에 동의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 의원은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이와 관련한 언론 인터뷰를 하면서 “당이 무기력해진 책임의 상당 부분이 이해찬 대표에게 있다”고 발언하는 등 당에 대한 쓴 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두 스타 초선들의 이같은 쇄신 요구에 다른 의원들까지 동조하는 분위기다. 한 초선 의원은 통화에서 “총선을 앞두고 이대로 갈 순 없다는 인식이 있는 것 같다”며 “지도부가 혁신의 고삐를 쥐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다”고 했다. 또 다른 의원도 “국민에게 실망을 준 것에 대해 자성하는 분위기가 크다”고 전했다.

그러나 대다수가 쇄신의 필요성에 대해선 동의하면서도 일각에서 제기된 지도부 교체나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등 극단적인 가능성에 대해선 선을 긋는 분위기다. 한 의원은 “이 의원의 발언은 지도부가 물러나라기 보다는 지도부가 혁신에 대해 진정성을 가지고 접근하고 성찰과 쇄신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며 용퇴론을 일축했다. 다른 초선 의원도 “여러가지 일을 경험하면서 당 차원에서 관리를 더 잘해줘야 한다, 내부적으로 깊이있게 토론하자는 거지, 당을 흔들려고 하거나 그런 의도는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이같은 대응을 두고 일각에선 민주당 의원들이 참여정부 시절 당 내 갈등만 거듭하면서 ‘자멸’했던 트라우마로 인해 돌출성 발언을 자제하려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백혜련 의원은 이날 BBS 라디오에 출연해 “열린우리당 시절에 이런 목소리가 당을 파괴하는 현상으로 나간 부분이 있기 때문에 그것을 경계하는 부분은 지금도 여전히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그러나 또 다른 한편에선 총선 공천을 앞두고 의원들이 쉽사리 공개적으로 사퇴론을 꺼내지 못하고 있다는 해석도 제기된다.

의원들은 30일 예정된 의원총회를 통해 다양한 목소리를 개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당 지도부는 이같은 분위기를 의식한 듯 소통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대표는 조만간 정례 기자 간담회를 통해 쇄신론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으로 전해졌다. 이현정 기자/ren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