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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럴드포럼-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 바다, 마음의 평화를 넘어 해양부국의 미래

평생을 바다를 접해온 나는 말할 것도 없고, 많은 사람들이 바다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의 평화를 얻는다고 말한다. 저명한 해양생물학자인 월러스 니콜스는 그의 저서 ‘Blue Mind’에서 인간이 본능적으로 바다에 끌리도록 진화해 왔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바다에서는 육지의 포식자들을 걱정할 필요도 없고, 계절과 관계없이 식량을 구할 수 있어 인간의 생존과 번식에 더 유리했다는 것이다. 바다를 보는 것만으로도, 가까이하는 것만으로도 마음의 평화를 느끼도록 우리의 뇌가 설계됐다는 의미다.

물론 바다가 단순히 마음의 평화만을 가져다주는 것은 아니다. 바다는 지구 산소의 75%를 공급하고 있으며, 전체 생물의 80%가 서식하고 있는 생명의 근원과도 같다. 경제적으로도 세계 무역의 78%가 이루어지는 교역의 대동맥이자 석유, 가스, 해양에너지 등 자원의 보고이다.

세계자연기금에 따르면 바다를 통해 연간 24조 달러에 달하는 부가가치가 창출되고 있다. 반면 현재까지 개척된 바다는 전체 면적의 5%에 불과하다고 알려져 있다. 많은 전문가들은 기후변화, 식량, 에너지 등 인류가 직면한 문제의 해결 여부는 바다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달려있다고 말한다. 이에 미국, EU, 중국, 일본 등 여러 국가들은 바다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해양수산 분야에서 우리나라는 어느 선진국 못지않은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 우리 국토는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고, 육지면적의 4.4배에 이르는 넓은 해양관할권을 보유하고 있다. 바이오산업의 기초소재인 해양생물의 종류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항만 컨테이너 물동량 세계 4위, 해운 선복량 세계 5위, 1인당 수산물 소비량 세계 1위, 양식생산량 세계 7위 등에서 알 수 있듯이 우리 해양수산 주력산업은 이미 뛰어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이처럼 풍부한 해양자원과 튼튼한 산업 기반에 세계가 부러워하는 우리의 정보통신기술을 융합한다면 글로벌 시장을 선도할 수 있을 것이다.

지난 10일 해양수산부는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해양수산 신산업 혁신전략’을 발표했다. 정부는 앞으로 해양바이오, 치유?생태관광 등 해양관광, 친환경 선박, 첨단 해양장비, 해양에너지 등 5가지 핵심 신산업을 집중 육성할 계획이다. 동시에 해운, 항만, 수산 등 주력 해양수산업은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접목해 스마트 산업으로 혁신해 나갈 것이다. 2030년까지 약 11조원의 해양수산 신시장을 창출하고, 매출 1000억원 이상의 오션스타기업 20개를 발굴해 나간다는 목표다. 이번 전략은 정부 차원에서 마련한 최초의 해양수산 신산업 종합계획으로, 바다에서 혁신성장의 동력을 찾겠다는 의지를 밝혔다는 점에서 의미가 더욱 크다.

이번 전략 수립을 계기로 앞으로 해양수산 과학기술에 대한 정부의 연구개발(R&D) 투자를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해양수산 신산업은 아직 초기단계인 만큼 정부가 선제적 투자를 통해 마중물 역할을 수행함으로써 선순환적인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보다 많은 청년들이 바다에서 창업에 도전하고, 끊임없는 노력과 연구로 개발된 기술이 사업화로 이어지고, 유망 벤처기업들이 투자를 유치해 한 단계 더 성장하는 것 하나 하나가 모일 때 해양수산 신산업이 튼튼하게 뿌리내릴 수 있다.

오는 29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는 ‘해양수산 기술사업화 페스티벌 & 투자박람회’가 열린다. 신기술 설명회, 창업 설명회, 투자 유치 상담, 인수?합병 상담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유망기술의 사업화와 투자 유치를 촉진해 해양수산 신산업 생태계를 조성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많은 연구자, 예비창업자, 경영인, 그리고 투자자들의 꿈과 열정이 모여 해양부국의 미래로 한걸음 더 다가설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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