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헤럴드포럼-이재국 금융연수원 겸임교수] 불확실한 주택시장에서 내집마련 접근법

30대 중반인 금융회사 입사 동기 A씨와 B씨가 있다. A씨는 입사 후 결혼을 서둘렀다. 서른이 되자마자 결혼에 성공했다. 결혼을 하니 부동산에 관심이 생겼다. 서울 전 지역을 두루두루 살폈다. 아내와 함께 돈도 열심히 모았다. 차도 사지 않았다. 그리고 신혼부부 특별공급을 활용해 강동구 고덕동의 한 소형 아파트 분양에 당첨됐고 올해 말 입주를 기다리고 있다. B씨는 아직 결혼을 하지 못했다. 결혼하려면 먼저 돈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미혼이기 때문에 청약제도에 별 관심이 없다. 내 집 마련 계획이 뚜렷이 없다. 월급만으로 서울에서 내 집 마련 하기는 글렀다고 생각한다. 그나마 모은 돈으로 주식과 비트코인에 투자했다가 손실을 보기도 했다.

젊은 층을 상대로 내 집 마련 상담을 하다 보면 확실한 게 있다. 결혼이 집을 마련하는데 가장 좋은 수단이라는 점이다. 부자 배우자를 만나는 경우를 이야기 하는 게 아니다. 결혼을 통해 보다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재테크 계획을 세우는 경우가 많아서다. 결혼은 집을 사는 가장 큰 동기를 준다. 책임감도 커진다. 결혼이 어려운 시대라고 하지만, 결혼을 통해 어려움을 좀 더 잘 극복할 수 있는 것도 사실이다. 특히 거주 비용을 줄이는 데 결혼이 훨씬 유리하다.

중소기업에 다니는 30대 C씨 부부는 부모님과 함께 산다. 마음 같아선 당장 나가고 싶지만, 최대한 버틸 계획이다. 아내와 주말마다 아파트 모델하우스를 다니면서 조금만 더 참자고 다짐한다. 부모님도 현재까진 나쁘지 않은 눈치다. 가끔 생활비를 드리면 무척 기뻐한다. 차근차근 모은 돈을 밑천 삼아 서울 강북지역에 아파트를 분양받을 계획이다.

강의를 하다 보면 사실 30대보다 50대 반응이 더 뜨겁다. ‘전세에 거주하면서 집을 살 생각이 전혀 없었는데, 이제부터라도 내 집 마련 전략을 세우겠다’, ‘이런 강의를 1년 전에만 들었어도 좋았을 텐데 아쉽다’ 같은 반응을 전해주는 계층은 대부분 50대다. 이들은 자신이 직접 경험한 실패 사례를 떠올리며, 내 집 마련에 대한 생각을 다듬는다.

이들은 대부분 ‘언제나 집값이 과도하게 비싸다고 생각했다’고 말한다. 30년 전에도, 20년 전에도 10년 전에도 집값에 거품이 잔뜩 끼었다는 목소리는 늘 있었다. 순진하게 언젠가는 떨어지겠지 하는 생각으로 열심히 살아왔지만, 결과적으로 손에 쥔 게 별로 없는 무주택자로 남았다. 일부는 남들이 사니까 급한 마음에 아무거나 샀다가 후회한다. 수도권 외곽에 ‘묻지마’ 내 집 마련을 했는데, 이제 와서 생각해 보니, 잘못된 선택이었다는 거다.

50대 내집 마련 전략을 다시 짜서 꽤 성공적인 ‘내 집 업그레이드’를 한 경우도 있다. 모 은행 지점장인 D씨는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를 관리처분계획인가 고시 직전 투자해 상당히 만족한다. 더 좋은 환경에 살 것이란 기대감과 더 안전한 노후 준비를 했다는 만족감을 느낀다.

분양가상한제 시행, 경기침체 등으로 주택시장은 점점 더 불확실성이 커질 것이다. 이럴 때 일수록 내 집 마련 전략도 다시 고민해 봐야 한다. 다만, ‘금수저가 아니면 내 집 마련을 포기해야 한다’거나, ‘부동산 대폭락이 오니 집을 사면 안된다’와 같은 극단적인 생각엔 더 이상 휘둘리지 않기를 바란다. 내 처지에 맞는 합리적 내 집 마련 계획을 세우는 게 바람직하다.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