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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금 잔치할때냐” 한국당도 뒤숭숭
조국사태 표창장·‘패트’ 가산점 등 논란
민주 잇단 불출마…여론전 밀릴까 우려

자유한국당이 뒤숭숭한 분위기다. 당 지도부가 ‘조국 사태’에 뛰어든 의원에게 표창장을 준 데 이어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정국’으로 고발당한 의원에게 공천 가산점을 주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여당에서 잇따라 불출마 선언이 나오는 반면, 야당 입장에서 되레 불출마 번복 기류만 강해지고 있다는 점도 차츰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당 안팎에선 “오만으로 비춰질 수 있어 우려된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25일 정치권에 따르면 몇몇 최고위원들은 전날 한국당의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나경원 원내대표를 향해 “조국 전 장관의 사퇴를 끌어낸 것은 국민과 당원”이라며 “자축할 때가 아니다”고 비판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나 원내대표는 지난 22일 조 전 장관 임사검증 과정 때 의혹 제기에 앞장선 의원들에게 표창장과 상품권을 수여했다. 한 최고위원은 이날 통화에서 “광화문광장을 가득 채운 국민들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을 것”이라며 “(나 원내대표의)계획을 좀 더 빨리 알았다면 좀 더 논의를 하자고 했을 것 같다”고 했다. 몇몇 현역 의원들도 쓴소리를 했다. 한 의원은 “실제로 ‘지금이 이럴 때냐’는 민원도 받았다”고 했다.

황교안 대표, 나 원내대표 등 지도부 ‘투톱’이 이른바 ‘패스트트랙 가산점’에 긍정적 입장을 내비친 점에도 뒷말이 나온다. 앞서 더불어민주·정의당은 지난 4월 선거제도 개편안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 등을 패스트트랙으로 올리던 중 한국당 의원 59명을 국회선진화법 위반으로 고발했다. 이들에게 마땅히 보상은 해야하지만, 공천에 가산점을 주는 일은 너무 나간 것 아니냐는 주장이다. 한 중진 의원은 “원내에서 각자 맡는 역할이 다르고, 각자 잘하는 분야도 다르다”며 “‘패스트트랙 가산점’을 주려면 다른 사례에 대한 가산점도 마련해야 합리적”이라고 했다.

이런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불출마 선언이 이어지고 있다. 이철희 의원에 이어 전날 표창원 의원이 내년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했다. 반면 한국당에선 정반대의 기류가 역력하다. 한국당 내 초선·중진 의원 6명은 지난해 6·13 지방선거 참패 때 불출마를 선언하거나 가능성을 시사했다. 하지만 이 중 최소 3~4명은 번복 뜻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집권 여당도 기득권을 내려놓는 ‘제스처’를 보이는데, 야당이 그 반대 모습을 보이면 총선 전 여론전에서 밀릴 수 있다는 염려가 나오는 이유다. 나 원내대표 임기가 공식 종료되는 오는 12월께 당권갈등이 생길 조짐도 보인다. 연임과 교체를 두고 계파싸움이 다시 불거질땐 민주당과의 여론전에서 더욱 불리한 위치에 설 수밖에 없어 보인다.

한편 한국당 내부에선 표창장과 공천 가산점에 대한 논란에 “사기진작 차원에서 해야 한 일”이라고 두둔하는 목소리도 있다. ‘조국 사태’ 이후 새로운 공격점을 찾기 위해 힘을 북돋아줄 필요가 있었다는 것이다. 민주당에서 불출마 선언이 있는 데 대해선 “그만큼 야당이 유효타를 많이 날렸다는 뜻”이라고 보는 일부 시선도 있다.

이원율 기자/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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