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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맹에 악영향…용납할 수 없는 행동”…‘美 대사관저 침입’에 前 대사들 비판

한국대학생진보연합 소속 회원들이 주한 미국 대사관저 담을 넘어 기습 시위를 벌인 사건을 두고 전직 주한 미국대사들이 “한미동맹을 두고 워싱턴에 좋지 않은 모습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24일 미국의소리(VOA)에 따르면 지난 2004년 주한 미국대사를 지냈던 크리스토퍼 필 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대사관저 침입 사건을 두고 “그들의 행동을 용납할 수 없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힐 전 차관보는 “경찰이 시위자들을 체포한 것은 적절한 행동이었다”며 “몇주 내로 한국을 방문해 상황을 보겠다”고 언급했다.

지난 2008년부터 2011년까지 주한 미국대사를 지냈던 캐슬린 스티븐스 한미경제연구소 소장도 “외교 공관의 안전을 훼손하려는 행위는 정당화될 수 없다”며 “학생들이 한미 방위비 분담 특별협정(SMA)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면, 미 대사관 측에 대화를 요청했었어야 했다.

미 대사관 측도 요청이 있었다면 기꺼이 대화에 응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스티븐스 소장은 “이번 사건에 큰 의미를 두지는 않겠다”면서도 “방위비 분담 문제 등을 놓고 두 나라 관계에 불안감과 긴장이 조성되는 상황은 주목할 만하다”며 양국 관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지적했다.

도널드 그레그 전 주한 미국대사도 “꽤 오랫동안 발생하지 않았던 대사관저 침입이 다시 벌어져 놀랍다”며 “현 주한 미국대사는 유머 감각을 잃지 말고 과민 반응을 보이지 말라고 조언하고 싶다”고 했다.

수미 테리 전략국제문제연구소 선임연구원 역시 “학생들은 한미동맹 관계가 어렵고 취약한 상황에 놓여있음을 이해해야 한다”며 “워싱턴과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 매우 좋지 않은 모습으로 받아들여질 것이라며, 현재 전반적인 한미 동맹 관계에 대해 매우 우려한다”고 언급했다.

미국 대사관저 침입 사건을 두고 외교가의 우려가 커지면서 우리 정부도 전날 입장문을 내고 “미국 대사관저 무단침입 사건이 발생한 데 대해 우려를 표한다. 어떠한 경우에도 외교공관에 대한 위해나 공격은 정당화될 수 없다”며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특히 이날 SMA 2차 협의가 시작되며 본격적인 방위비 협상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외교당국은 이번 대사관저 침입 사건이 양국 관계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어 우려하는 모양새다.

경찰은 외교부의 대사관저 경비 강화 요청에 따라 경찰관 1개 중대를 추가 배치하고 그동안 지급하지 않았던 호신용 경봉과 분사기를 휴대하도록 조치했다. 또 미국 대사관저 주변에 조기 감지 시스템을 추가로 설치하고 실시간 모니터링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한편 북한은 이날 대남선전매체인 ‘우리민족끼리’를 통해 대사관저 침입 협의로 구속된 학생들의 석방을 주장하며 “미국을 규탄한 대학생들을 즉각 석방하라”고 우리 정부에 대한 비난 수위를 높였다.

유오상 기자/osy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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