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가 작은 청소년이 키가 큰 청소년에 비해 이상지질혈증의 위험이 3배 정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 키가 작을수록 이상지질혈증의 위험이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비만이 이상지질혈증의 위험을 높인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번 연구로 비만뿐만 아니라 신장 차이에 의해 이상지질혈증의 위험도 높아진다는 것이 밝혀진 셈이다.

인제대학교 상계백병원 소아청소년과 박미정 교수팀은 2007~2015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12~59세 3만 7889명의 신장별 혈액 지질 농도를 분석했다.

이상지질혈증이란 혈중 총콜레스테롤, LDL-콜레스테롤, 중성지방이 증가되어 있거나 HDL-콜레스테롤이 감소된 상태를 말한다. 이상지질혈증은 심근경색, 뇌졸증과 같은 심혈관질환 위험도를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뇨병, 고혈압과 함께 대표적인 만성질환으로 꼽힌다.

분석 결과 청소년에서 키가 작을수록 혈중 총콜레스테롤과 LDL-콜레스테롤 농도는 증가했고 HDL-콜레스테롤은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성인에서도 키가 작을수록 총콜레스테롤, LDL-콜레스테롤, 중성지방의 세 가지 혈중 지질농도가 모두 증가했고 HDL-콜레스테롤은 감소했다.

특히 키가 하위 10분위에 속하는 저신장 청소년의 고LDL콜레스테롤혈증 발생 위험도는 키 상위 90분위에 속하는 고신장 청소년에 비해 3.1~4.3배나 높았다. 성인에서도 고신장에 비해 저신장에서 고콜레스테롤혈증, 고중성지방혈증, 고LDL콜레스테롤혈증 뿐만 아니라 저HDL콜레스테롤혈증의 위험도가 약 1.5~2.6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미정 교수는 “저신장이 단순히 외모의 문제를 넘어서 심혈관질환 및 이상지질혈증의 위험도 상승과 연관되어 있으므로 키를 키우려는 욕심으로 과도한 열량의 음식을 섭취하면 비만으로 이어져 이상지질혈증을 더욱 증가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키가 작을수록 표준체중을 유지하고 식생활습관 개선을 통해 이상지질혈증을 예방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신혜 상계백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이상지질혈증은 혈관이 막혀 심혈관질환이 발생하기 전까지는 아무런 증상이 나타나지 않지만 청소년기에도 이상지질혈증으로 인한 죽상경화증의 초기 병변이 혈관에 발생하기 시작하므로 이상지질혈증을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된다”며 “이번 연구로 비만 청소년에 국한되어 시행되던 지질 검사를 저신장 청소년들에게도 시행하는 것이 이상지질혈증을 조기 진단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 2019년 10월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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