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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르포] “불꽃·열 확산 완벽 차단”…ESS 배터리 안전 꽉 잡은 삼성SDI
삼성SDI 울산사업장서 ESS 배터리 강제 발화 시연회
특수 소화시스템 적용 모듈 발화시 연기만 발생, 잡열 잡아…추가폭발 없어
“10월 출고 제품부터 모두 적용, 국내 기 설치 사이트 보완 작업 진행”
삼성SDI 전영현 사장(가운데 오른쪽)과 허은기 전무(가운데 왼쪽)가 삼성SDI 울산사업장 안전성 평가동에서 실시한 소화시스템 시연에 참석해 ESS 안전성 대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삼성SDI 제공]

[헤럴드경제=이세진 기자] “10월부터 출고되고 있는 삼성SDI의 모든 ESS 배터리에는 모두 특수 소화시스템이 장착돼 있습니다. 이번 조치가 ESS 화재 확산을 방지하는 데 매우 강력한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전영현 삼성SDI 사장은 지난 23일 삼성SDI 울산사업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화재 확산을 차단하는 특수 소화시스템을 적용한 ESS 모듈을 소개하며 이같이 말했다.

국내에서 잇따르고 있는 ESS 화재에 대한 불안을 불식시키기 위해 삼성SDI가 지난 14일 선제적으로 고강도 안전 대책을 내놓은 데 이어, 이날 안전 테스트까지 언론에 전격 공개하며 ESS 생태계 회복에 선도업체로서 발빠른 대처에 나선 모습이다.

이날 울산사업장 내 안전성 평가동에서는 삼성SDI가 지난 1년간 개발해 이달부터 모든 제품에 적용한 특수 소화시스템 탑재 ESS 화재 테스트가 시연됐다. 새롭게 적용한 안전 장치들이 예기치 못한 요인으로 발생하는 ESS 화재의 방파제 역할을 할 것이란 자신감이 엿보였다.

앞서 삼성SDI는 ESS 화재를 예방하기 위해 특수 소화시스템을 적용하기로 하는 내용의 고강도 대책을 내놓은 바 있다. 신규로 판매하는 ESS 시스템에 이를 전면 도입하고, 이미 설치된 국내 1000여곳의 사이트에도 자사가 1500억~2000억원여의 비용을 부담해 이 시스템을 보완하기로 했다.

삼성SDI가 이번에 적용한 특수 소화시스템은 첨단약품과 신개념 열확산 차단재로 구성됐다.

먼저 소화용 첨단약품의 효과를 입증하는 시연이 진행됐다. 활활 불을 내뿜고 있는 가스 버너에 첨단약품이 적용된 삼성SDI 모듈 상부 부품을 올려놓자, ‘타닥타닥’하는 소리가 들려오더니 10초도 되지 않아 불길이 잡혔다. 캡술화된 첨단약품이 터지면서 순식간에 약품이 쏟아져 나와 불꽃을 금세 꺼뜨렸다.

삼성SDI 중대형시스템개발팀장 허은기 전무(오른쪽)가 ESS용 특수 소화시스템의 효과를 설명하고 있다. [삼성SDI 제공]

이어 특수 소화시스템을 적용하기 전 모듈과 적용 완료한 모듈을 강제 발화시켜, 각각 불꽃이 어떤 양상으로 변화하는지 관찰하는 테스트도 진행됐다.

80㎝ 두께의 벽으로 설계된 실험실 안에서 진행되고 바깥 모니터를 통해 지켜본 실험이었지만, 뾰족한 강철 못이 ESS 모듈 특정 부위를 꿰둟자 ‘펑’하는 소리와 함께 큰 폭발이 일었다. 하지만 특수 소화시스템이 적용된 모듈과 그렇지 않은 모듈의 화재 양상은 크게 달랐다.

첨단약품과 열확산 차단재가 탑재된 모듈에서는 모듈 밖으로 불꽃이 보이지 않고 연기만 발생했다. 화재가 발생한 셀은 열이 300℃까지 오르는 데 그쳤고 좌우 인근 셀의 온도는 45~50℃ 선에서 더이상 오르지 않았다.

허은기 삼성SDI 시스템개발팀장(전무)은 “첨단약품이 불꽃을 조기에 잡고, 방열판 역할을 하는 열확산 차단재가 인근 셀로 전도되는 열을 막은 것”이라며 “특정 셀에서 화재가 발생하더라도 잡열을 막아 추가 폭발을 확실히 방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소화시스템이 적용되기 전 모델에서는 폭발 직후 불꽃이 크게 일었고, 해당 셀 온도가 300℃를 초과한 데 이어 인근 셀도 100℃를 넘어 추가 폭발까지 이어졌고, 불길은 더욱 거세졌다. 허 전무는 “추가 폭발이 사고를 키우는 요인이기 때문에 혹시라도 셀 하나에 화재가 발생했다 해도 추가 셀 폭발을 방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삼성SDI가 마련한 특수 소화시스템은 이달부터 국내외에 출고되는 모든 ESS 배터리에 적용되고 있다. 이외에도 외부 전기적 충격에서 배터리를 보호하기 위해 설치한 랙·모듈 퓨즈, 설치와 시공 시 안전 부주의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충격 감지 센서, 배터리 이상 신호를 감지하는 펌웨어 등을 적용해 다방면에서 화재 유발 요인을 감시해오고 있다.

삼성SDI는 이번 조치가 국내 ESS 산업의 생태계 회복과 글로벌 ESS 시장에서 기술을 선도하는 전화위복의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영현 사장은 “우리 배터리가 시장에 출하되기 전 품질과 안전을 선제적으로 컨트롤해야 한다”며 “안전은 어느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가장 중요한 경영원칙이며, 이번 안전조치 강화로 한국 ESS 산업 생태계를 회복하고 세계 시장으로 뻗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jin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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