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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님 줄고 빈 상가는 늘어…서울 관광특구 ‘울상’
명동 등 서울관광특구 3분기 매출체감도 ‘뚝’
매출 줄자 권리금 문화 마저 사라지는 추세 
이태원은 임대료 상승에 공실률 25% 달해 
외국인 관광객들이 서울 명동에서 쇼핑하는 모습. 뒷편 매장에는 임대 현수막이 걸려있다.

[헤럴드경제=최원혁 기자] “명동에서 장사 잘되는 곳은 여전히 권리금이 있죠. 하지만 대부분 가게는 장사가 잘 안되서 권리금을 포기하고서라도 가게를 넘기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어요. 권리금 챙기려다가 가게가 안 나가면 오히려 임대료 내는 것이 더 손해기 때문이죠.” (명동 화장품매장 대표 A씨)

서울 명동과 이태원은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들이 가보고 싶은 곳 1순위로 꼽히며 외국인 관광객들의 발길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지만 예전만큼 매출 신장에는 도움이 안된다. 거리를 찾는 2030 젊은이들 역시 카페나 유명 맛집만 찾을 뿐 매장을 찾지 않고 있다.

24일 서울연구원의 올 3분기 관광업계 체감경기 진단을 보면 명동 관광특구의 매출 체감도는 일본 관광객 감소와 화장품 매출 감소 등의 영향으로 전 분기(기준 100)보다 85~90 수준으로 감소했다.

봄철에 비해 여름철인 3분기는 비수기로 주요 고객인 외래관광객의 발길이 소폭 줄었고 임대료 상승, 내수 침체 등으로 매출이 하락했다. 특히 화장품업장은 중국관광객의 구매 감소로 순매출이 계속 줄어들고 있으며 중국내 화장품 생산이 가능해 화장품 쇼핑 목적의 관광객이 감소한 것이 주요 요인이다. 물론 범중화권(홍콩, 타이완, 싱가포르 등)의 개별관광객과 할랄문화권(말레이시아 등), 베트남의 가족단위 관광객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명동 상권 매출 상승에 이바지할 만큼 소비력이 높지는 않다.

게다가 불황속 임대료를 감당 못해 폐업하는 업장이 속출하고 있어 임대료를 인하해주는 분위기마저 조성됐다.

동대문 관광특구도 전체적인 매출은 전 분기보다 소폭 상승했지만 대부분의 상권을 차지하는 의류업은 정체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나마 대기업 쇼핑몰에 비해 옷 가격이 저렴해 필리핀, 베트남 등 동남아 관광객들이 꾸준히 구매하고 있다.

동대문은 낮에는 쇼핑객과 관광객이 있고 밤에는 의류 종사자들이 찾는 곳으로 24시간 유동인구가 있는 곳이다. 동대문의 빈 상가는 상권 침체와 특구의 분위기 침체로 이어지기 때문에 사람들이 모여 활기를 띨 수 있는 공간으로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크다. 쇼핑몰을 관리하는 한모 씨는 “일부 쇼핑몰은 집합건물로 허가받아 판매시설과 운수시설로만 이용이 가능하므로 다른 용도로 변경이 어려운 상태”라며 “공실로 말미암아 손실을 막기 위해 불법 용도변경에 따른 이행강제금을 지불하고서라도 스포츠 및 오락시설(볼링장, 스크린야구, VR 등)로 변경해 영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태원 관광특구 역시 소비트렌드 변화를 못 따라가 매출 증가 기대가 버거운 상황이다.

이태원은 명동, 동대문과 다르게 내국인 또는 주한 외국인의 방문율이 높은 곳이며 상권의 절반 이상이 음식점으로 형성됐다.

요식업들의 매출은 업장별로 다르지만 특구 전반적으로 매출 수준이 감소됐다. 임대료 상승, 인건비 상승 등 다양한 요인이 매출 감소에 복잡하게 작용하지만 주이용고객의 소비트렌드 변화가 요식업계의 불황으로 이어진다는 관계자들의 후문이다.

이태원 관광특구협의회 관계자는 “이태원에 빈 상가들이 속출하고 있다. 임대료가 많이 오르기도 하고 최저임금 상승, 방문객 감소 등 여려 이유로 가게 운영이 힘든 곳이 많다”며 “공실률이 25%에 달할 만큼 이태원 전체가 상권의 활력을 잃어가는 것 같다”고 했다.

일각선 빈 상가가 생기고 다양한 국가의 음식점이 사라지는 것은 임대료 문제가 아니라 빠르게 변화하고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소비자의 마음을 간파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서울연구원 관계자는 “이태원의 이국적인 상권 분위기에 대한 이용객의 기대치는 여전히 높다”며 “단순히 매출을 극대화하는 영업 방침보다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지역 상권의 특색을 살릴 수 있는 운영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choi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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