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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주인 찾는 KDB생명, ‘업황 최악·자본 확충’ 넘기 관건
생보사 인수, 성장보단 생존이 문제
국내 금융지주사, 유상증자 어려워 인수 참여 난색

[헤럴드경제=김성미 기자]산업은행이 KDB생명보험 매각작업에 착수하며 새주인 찾기가 한창이다. 네 번째 매각 도전인 만큼 유연한 거래구조를 제시해 잠재투자자 확보에 열을 올리는 모습이다. 최악의 생명보험 업황, 신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으로 인한 자본 확충 등의 문제를 넘고 딜이 성사될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된다.

2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공격적으로 비은행부문을 키우고 있는 국내 주요 금융지주사들이 KDB생명 인수 후보자로 거론되고 있지만 낮은 성장성, 자본 확충 방안 등의 문제로 선뜻 나서지 못하는 상황이다. 산업은행이 KDB생명 매각 성사에 중점을 두고 파격적 가격을 제안하지 않는 이상 전망은 밝지 않다.

산업은행은 비우호적인 대외여건에도 흑자 전환, 지급여력비율(RBC) 상승 등을 일궈낸 만큼 매각에 실패했던 과거와는 다를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보험업계는 생보사 인수로 인한 리스크가 너무 크다고 평가했다. 생명보험 업황이 바닥을 치닫는 근본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IFRS17 도입으로 인해 자본을 확충해야 하는 부담이 큰 탓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수명연장으로 종신보험보단 실손보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생보사들은 사상 최악의 업황을 겪고 있다”며 “KDB생명 외 다른 생보사들도 매물로 나올 것이란 게 업계 중론”이라고 말했다.

인수 후 자본 확충은 시급한 문제다. 현행 회계기준은 보험부채가 원가로 반영되지만 새 회계기준은 시가로 평가돼 부채가 눈덩이로 커질 수 있다. 이를 대비해 2022년 전까지 자본을 확충해야 하고 업계는 KDB생명의 경우 약 7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잠재 인수후보자로 꼽히는 금융지주사들은 인수 후 유상증자를 통한 자본 확충이 어려움에 따라 인수 검토조차 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한국 금융시장 진출을 노리는 외국계 회사들이 잠재 매수자로 언급되지만 각국의 규제 허들을 넘기가 만만치 않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IB업계 관계자는 “중국 기업이 한국 금융시장 진출의 교두보 정도로 보고 KDB생명 인수에 나서는 게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일 것”이라며 “국내 금융지주사는 신주 발행 없이 구주 인수만으로 경영에 들어가야 하는데 뾰족한 자금 확보 방안이 마련되지 않는 이상 인수전에 뛰어들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KDB생명 매각 희망가격으로 8000억원을 언급한 바 있다. 지난 6월 말 기준 KDB생명의 자본총계는 1조793억원으로, 생명보험사들의 평균 주가순자산비율(PBR) 0.5배를 곱하면 약 5000억원의 가치로 분석된다. 여기에 인수자가 감당해야하는 자본 확충액을 합하면 KDB생명 인수에 1조원이 넘는 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miii03@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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