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軍 ‘촛불계엄령’ 문건 진위여부 파악 착수
21일 국감서 군인권센터 소장 폭로
황교안 한국당 대표, 당시 NSC 주재
촛불집회에 군사력 투입 논의한 정황
정경두 장관 “처리방안 검토 논의”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이 21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계엄령 문건 원본, 현 시국 관련 대비계획 폭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

지난 2016년 말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요구하는 촛불집회 참가자들을 군대를 투입해 진압하는 내용이 담긴 이른바 ‘촛불 계엄령’ 문건의 국군기무사령부(현 군사안보지원사령부) 원본이 21일 국방부 국정감사에서 폭로되면서 파문이 확산하고 있다. 군 당국은 먼저 해당 문건의 진위 여부 파악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는 전날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국정감사장에서 이 사안과 관련해 “오늘 인지된 사안”이라며 “앞으로 처리방안을 검토하고 논의하겠다”고 답한 것에 기반해 22일 향후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군은 일단 관련 문서의 진위여부를 확인하고, 미국에 도피 중인 조현천 전 기무사령관이 국내로 송환되면 ‘기소중지’ 상태의 민군 합동수사단 수사를 재개한다는 방침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최우선 사항은 해당 문건의 진위 여부 파악이 아니겠느냐”면서 “그 문건의 진위 여부를 일단 알아보고, 추후 필요할 경우 민군 합동수사단도 다시 가동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민군 합동수사단 수사에서 군 검찰 수사는 종료됐고, 민간 검찰 수사는 조현천 전 기무사령관이 미국으로 도피해 기소 중지된 상태다. 군은 민간 검찰 수사가 재개되면 적극 지원하고, 향후 필요하면 원대 복귀한 민간 합동수사단의 군 검찰 인력들도 다시 불러모아 민군 합동수사단을 재가동한다는 방침이다. 이 관계자는 “조 전 사령관은 전역한 민간인이기 때문에 민간 검찰에서 수사하고 있다”며 “미국으로 도피한 조 전 사령관이 국내로 송환돼야 수사가 재개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전날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은 기무사 ‘촛불 계엄령’ 문건 원본에서 현 자유한국당 대표인 황교안 당시 대통령 권한대행겸 국무총리가 청와대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열어 촛불집회에 군사력 투입을 논의한 정황이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임 소장은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의 국방부 종합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런 내용이 담긴 기무사 문건 ‘현 시국 관련 대비계획’ 내용을 공개했다. 이 문건은 지난해 공개된 ‘촛불 계엄령 문건’인 ‘전시계엄 및 합수업무 수행방안’의 원본이라고 임 소장은 설명했다. 이 원본에서 기무사가 제목과 내용을 수정해 수위를 낮춘 ‘전시계엄 및 합수업무 수행방안’ 문건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임 소장은 이 문건에서 3가지의 새로운 내용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황교안 당시 권한대행의 ‘촛불집회 군사력 투입 논의 정황’ NSC 개최, 계엄군의 자세한 서울 장악 방안 명시 및 신촌· 대학로· 서울대 등 계엄군 주둔지 확대, 계엄령 하 국회의원 체포를 위한 포고령 발표 등이 문건에 담겼다는 것이다.

그는 “이 문건을 보면 (박근혜 당시 대통령) 탄핵선고 이틀 전인 3월8일 쿠데타를 일으키려는 디데이를 잡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이와 관련한 향후 조치에 대한 질문을 받고 “오늘 인지가 됐다”며 “앞으로 처리방안이 어떻게 되는 것이 좋은지 검토하고 논의해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이 문건에 대해 보고받은 적이 있냐’는 질문엔 “받은 적 없다”고 했다.

정 장관은 “군령과 군정에 관계된 기본개념이 없는 문건이라고 생각한다”며 “작전 병력을 움직이려고 하면 합참의장의 기본적인 작전 지휘가 있어야 한다. 그것 없이 이뤄질 수 없는 사안”이라고 했다. 이어 “(그런데도) 그렇게 계획할 수 있는지 잘 모르겠다”며 “오늘 인지된 사안이기 때문에 (오늘) 국감이 끝나고 나면 내용을 확인하겠다”고 했다. 기무사가 비밀리에 계엄 계획을 세웠다고 알려진 것과 관련해선 “비공식적으로 그렇게 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김수한 기자/soohan@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
          연재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