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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또 뚫린 외교관사…경비담당 경찰 ‘이중고’
美대사관저 경찰기동대 추가배치
의경 인원 감소로 병력 부족 심각
경비 수요 오히려 증가로 ‘고충’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가 거주하는 관저에 지난 18일 대학생진보연합(대진연) 소속 대학생들이 난입했다. 현장 정리는 신속했지만 각 국의 외교 공관들이 피해를 입는 사태가 연이어 생기면서 경비를 담당하는 경찰 역할도 도마에 올랐다.

경찰은 미 대사관저 경비 강화에 의무경찰 대신 직업 경찰관들로 기동대 병력을 편성해 배치했다. 의경 인원 감소로 기동대 병력 부족이 심각한 상황에서 경비 수요까지 늘어나면서 일선 경찰들의 고충도 심해지고 있다.

21일 경찰 관계자 등에 따르면 최근 서울지방경찰청은 미국대사관저에 경찰관 기동대 1개 중대(약 80명) 경력을 추가로 배치했다. 원래 미국대사관저 앞에는 의경 2개 소대(1개 소대 병력 30여명씩, 2개소대 60여명)가 경비를 맡아왔다. 그러나 90여명의 경비 인력으로도 대진연 소속 대학생들이 해리스 대사의 관저에 난입하는 것을 막지 못하자 기존 대비 2배 이상의 경력을 대사관저 앞에 배치키로 한 것이다.

경찰청에 따르면 현재 서울시경 소속 경찰관 기동대 병력은 28개 중대 2700여명 규모다. 올해 초 20개 중대 1900여명에서 8개 부대를 충원했다. 중대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1개 중대당 경력 정원은 98명 규모에 달한다.

이들은 의경 병력이 줄어들면서 생긴 ‘치안 공백’을 맡고 있다. 대사관과 대사관저를 포함한 주요 시설의 경호, 주요 요인들에 대한 경호와 집회 현장에서의 현장 관리가 이들의 주된 업무다.

하지만 맡고 있는 업무가 많고, 이를 처리할 인력은 부족하다. 한 경찰 관계자는 “연중·연말에 한차례씩 의경병력이 순차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이를 메꾸기 위해 경찰관 기동대 병력을 내년과 내후년에도 늘리겠다는 계획이 있지만, 경력숫자가 이전 대비 줄어들었다는 점은 숨기기 어려운 사실”이라고 했다.

경력은 줄어드는 추세지만 기동대 경력이 필요한 수요처는 늘고 있다. 지난 한달여간 서울 도심에선 ‘조국 반대’와 ‘조국 찬성’ 집회·시위가 거의 매주 수십~수백만명 단위로 늘어났고, 일선 대사관저 등 주요 시설에서도 경비 경력을 늘려달라는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 들어 ‘집회 자유’가 널리 보편화되면서 도심 내 집회·시위가 크게 증가한 것 역시 경비 수요 확대로 이어진다. 국회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이채익 자유한국당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받은 ‘최근 3년간(2016~2018) 민주노총 주최 집회 현황’ 자료에 따르면 민주노총이 주관한 집회 개최 건수가 문재인 정부 출범 이전인 2016년에는 3009건이었던 반면 2018년 7479건으로 두배 넘게 늘었다.

한일 경제갈등 탓에 주한 일본 대사관 등 공관에서도 경비를 늘려달라는 요청이 적지 않게 경찰에 접수되고 있다. 일본대사관은 주한 일본대사가 참여하는 행사에 경력배치를 요청하고 있다.

일본대사관 측은 지난 7월 한일관계 악화를 기점으로 해서 수차례에 걸쳐 외교부를 통해 주한일본대사관과 일본대사에 대한 경비강화 요청을 전달했다. 경찰은 이에 대사관 앞 경비 경력을 늘리고, 일본대사의 경비에 경호 병력을 파견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일본대사관 앞 경비인력은 예년과 비교했을 때 약 30% 가량 증강된 수준이다.

한편 대진연 소속 회원 17명은 지난 18일 사다리를 이용해 주한 미국 대사관저에 진입한 것으로 전해졌따. 이들은 관저에서 ‘미군 지원금 5배 증액 요구 해리스는 이 땅을 떠나라’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방위비 분담금 인상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

김성우 기자/zzz@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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