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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칠레 反정부 시위 확산…피노체트 독재 이후 30년만에 비상사태 선포
지난 6일 지하철 요금 50원 인상으로 촉발
잦은 공공요금 인상 등 경제적 어려움 누적
BBC “빈부격차로 분열된 내부 드러나”
20일(현지시간) 수백명의 사람들의 칠레 산티아고에서 열린 사회적 불평등에 항의하는 시위에 참여하고 있는 모습. [EPA]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지난 6일 지하철 요금 인상으로 촉발된 칠레의 반정부 시위가 정부의 요금 인상 철회에도 계속 확산되고 있다. 수도 산티아고 등에 비상사태가 선포됐지만, 시위가 격화되면서 폭력사태로 인한 인명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사흘째 지하철 운행 중단이 이어지고, 버스 운행도 원활하지 않아 도시가 사실상 마비됐다.

20일(현지시간) CNN 등에 따르면, 이날 칠레 곳곳에서는 최루탄이 발포되는 등 시위대와 군경의 물리적 충돌이 발생했다. 지하철역과 건물 방화에다 혼란을 틈탄 슈퍼마켓 약탈도 이어졌다.

카를라 루빌라르 산티아고 시장은 전날 시위대가 산 베르나르도 지역의 한 슈퍼마켓에 방화해 최소 3명이 숨진데 이어, 이날 의류창고 화재로 5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칠레 정부는 이날 이틀째 산티아고에 야간 통행금지령을 발령했다. 전날 세바스티안 피녜라 대통령이 15일 간 산티아고에 비상사태를 선포한 데 이어, 이날에는 수도권 전역과 코킴포, 비오비오 등 다른 지역에도 비상사태가 선포됐다.

칠레의 비상사태 선포 및 야간 통행금지는 아우구스토 피노체트 군부독재 이후 약 30년 만에 처음이다.

안드레스 채드윅 내무부 장관은 현재까지 시위 과정에서 체포된 사람이 1462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번 사태로 다친 사람은 경찰 62명과 민간인 11명으로 집계된다.

세바스티안 피녜라 대통령은 전날 TV로 생중계된 연설에서 “국민의 목소리를 겸허히 들었다”며 “지하철 요금 인상을 중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 6일 칠레 정부가 지하철 요금(피크타임 기준)을 800칠레페소(약 1328원)에서 830칠레페소(약 1378원)으로 50원 인상한다고 발표한 뒤 시작된 시위는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산티아고의 지하철 요금은 올 1월에도 인상됐으며, 지난 12년 간 2배 이상 올랐다. 소득 불균형과 잦은 공공요금 인상 등으로 쌓였던 불만이 이번에 폭발했다는 분석이다.

가디언은 “이번 시위는 공공요금 인상 등 경제적 어려움에 따른 불만이 누적된 결과”라고 보도했다. BBC방송은 “칠레는 중남미 국가 중 가장 부유한 나라로 꼽혔지만, 어마어마한 빈부 격차로 분열된 내부가 드러났다”고 전했다.

yeonjoo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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