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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檢 비판 시험 논란’ 부산 고교, 朴탄핵 민중가요·태블릿PC 문제도 출제했었다
-김현아 자유한국당 의원실, A 고교 시험지 입수
-시험제시문에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 가사 전문
-언론사 기사 놓고 ‘태블릿 PC’로 정답 빈칸 채우기
-朴 전 대통령 탄핵 선고문에 ‘탄핵’ 정답 고르기도
-검 비판 이어 또다시 ‘정치적 편향성 논란’ 일듯
부산 A 고교의 지난 2017년 11월 3학년 2학기 한국사 기말고사 시험 문제 중 일부. [김현아 의원실]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검찰을 비판하는 시험문제로 논란이 된 부산 A 고등학교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과 관련,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 민중가요와 ‘태블릿 PC’ 등으로도 문제를 만든 것으로 확인돼 또 정치적 편향성 논란이 일 전망이다.

21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김현아 자유한국당 의원실이 입수한 A 고교의 지난 2017년 11월 3학년 2학기 한국사 기말고사 9번 문항을 보면, 민중가요로 분류되는 윤민석 작곡가의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 노래 가사와 ‘리본’ 그림이 제시된 후 이와 관계 깊은 사건을 고르게 한다.

시험지에는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다. 거짓은 참을 이길 수 없다.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 우리는 포기하지 않는다’란 가사가 모두 쓰여있다. 보기는 ▷세월호 침몰 사건 ▷계란 살충제 사건 ▷가습기 살균제 사건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미군 장갑차 여중생 압사 사건 등이다.

이 노래를 쓴 윤 작곡가는 상당수 민중가요를 만든 음악인으로 알려졌다. 한때 반미(反美)색이 있는 노래를 썼고, 더불어민주당 전신 민주통합당 당가를 만드는 데도 주도적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와 관련, 정치색이 있는 인사의 곡을 굳이 시험 문제로 만들 필요가 있었느냐는 말이 나온다. 몇몇 입시 전문가들은 ‘리본’과 보기에도 문제 소지가 있다는 입장이다. 익명을 요구한 입시학원 관계자는 “아직 정치적 가치관이 정립되지 않은 학생들이 시험 문제로 풀 내용은 아닐 수 있다”며 “보기를 보면 4건은 최근 사건, 1건은 유독 과거 사건이 쓰였는데 이 또한 위화감이 드는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부산 A 고교의 지난 2017년 11월 3학년 2학기 한국사 기말고사 시험 문제 중 일부. [김현아 의원실]
부산 A 고교의 지난 2017년 11월 3학년 2학기 한국사 기말고사 시험 문제 중 일부. [김현아 의원실]

이 시험지에는 이 밖에 한 언론사의 기사를 제시, ‘태블릿 PC’로 빈 칸을 채우는 문제도 있었다. 인용한 기사 제목은 ‘작년 10월 박근혜 개헌 카드, 국면전환용이었다’다. 또 박 전 대통령 탄핵 선고문을 제시, ‘탄핵’으로 빈칸을 채우는 문제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 교육위원회의 충남대와 충북대,공주대 등 10개 교육·병원기관에 대한 국정감사가 지난 14일 대전교육청에서 열렸다. 김현아 자유한국당 의원이 질의하고 있다. [연합]

김현아 의원은 “일부 이념 편향적 교사들이 공정, 정의, 평등을 가르쳐야 할 교육 현장마저 이념과 진영의 장으로 만들고 있어 안타깝다”고 했다. 이어 “‘조국 사태’로 교육 현장에 대한 신뢰가 바닥인 지금, 이런 왜곡된 형태는 교육을 완전히 망치는 일”이라며 “교육 신뢰 회복을 위해 국민이 납득할만한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부산 A 고교의 올해 3학년 2학기 한국사 중간고사 시험 문제 중 일부. [SNS 캡처]

한편 이 고교는 지난 8일 치러진 3학년 2학기 한국사 중간고사 시험 때 검찰을 비판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글을 제시문으로 내고 관련 인물을 고르게 해 논란이 일었다. 보기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 윤석열 검찰총장,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 등이었다. 정답은 조 전 장관과 윤 총장으로 채점됐다.

부산시 교육청은 지난 11일 진행한 1차 조사에서 해당 시험 문제 일부가 교육과정에 포함되지 않은 점, 교차 검토가 이뤄지지 않은 점 등을 확인했다. 14일 2차 조사를 한 후 문제가 된 교사를 직무에서 배제했다. 이 고교는 이후 재시험을 진행했다.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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