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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주열 “미중 갈등, 韓 성장률 0.4% 끌어내려…현 물가·경기만 보면 금리 낮출 상황”
한은 총재, 워싱턴서 기자간담회…“미중 무역갈등 내년에도 악영향 지속”

[헤럴드경제(워싱턴)=이해준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글로벌 경제의 최대 위협요인인 미중 무역분쟁이 올해 우리경제 성장률을 0.4%포인트 끌어내려 주요국 중 가장 큰 충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또 미국과 중국이 1차 합의에 도달하더라도 이런 충격은 내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 총재는 그러면서 “(현재) 물가와 경기만 보면 금리를 낮출 상황”이라며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 총재는 하지만 지금의 기준금리 수준(1.25%)이 경기 완화적인 데다 “더 완화적으로 갔을 때 경기나 물가에 미치는 영향, 효과와 부작용 등을 종합적으로 봐야 한다”며 여지를 남겼다.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 참석차 미국 워싱턴을 방문 중인 이 총재는 18일(현지시간) 현지 기자간담회에서 “미중 무역전쟁과 홍콩사태·브렉시트(Brexit)를 포함한 지정학적 리스크로 대외여건이 악화되면서 수출과 투자가 부진해져 성장세가 크게 둔화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 참석차 미국 워싱턴을 방문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9일(현지시간) 워싱턴의 한 음식점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이 총재는 “한은이 미중 무역분쟁의 경제 영향을 분석한 결과 올해 우리 성장률을 0.4%포인트 낮춘 것으로 나타났다”며 “양 당사국과 홍콩·대만 등을 제외하고 주요국 가운데 가장 큰 영향을 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이러한 충격은 미중 분쟁으로 중국 성장률이 -1.0%포인트, 미국이 -0.3%포인트, 유로존이 -0.2%포인트의 영향을 받았다는 IMF의 분석과 같은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무역갈등의 영향 -0.4%는 굉장히 큰 것(충격)”이라며 여기에 우리나라 수출의 20%를 차지하고 설비투자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 반도체도 부진해 올해 성장률이 크게 둔화됐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내년 경제와 관련해서도 “저출산·고령화, 노동생산성의 정체, 노동시장의 구조적 취약성 등 과제가 많지만, 단기적으로는 대외리스크의 불확실성이 가장 큰 위협 요인”이라고 말했다. 특히 “미중 양국이 이미 취한 조치가 상당기간 갈 것이기 때문에 내년까지 영향을 줄 것”이라고 우려했다.

지난 8월 0.4% 하락한 소비자물가와 관련해서는 “기저효과가 10, 11월까지는 있을 것 같다”며 “10월이 마이너스가 될지는 단언할 수는 없지만 0% 내외의 물가가 한두 달은 가지 않겠는가”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저인플레는 중앙은행만이 아니라 전 세계적인 골칫거리가 됐다”고 털어놓았다.

기준금리에 대해선 “물가와 경기만 보면 진짜 금리를 낮출 상황이 됐다”면서도, 현재 금리가 긴축적이지 않다는 점, 한은의 금융안정 목표, 금리인하 영향 등을 종합해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또 “제로금리까지 가기에는 여러 조심스러운 문제들이 있다”며 “다들 리세션(recession, 경기침체)이 곧 온다고 얘기하는데 막상 리세션이 왔을 때 제일 먼저 움직일 수 있는 중앙은행이 정책수단을 갖고 있어야 한다”며 금리 부문의 정책여력 비축을 위해 속도조절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재정과 통화 부문의 정책조화(policy mix)에 대해선 “현재는 부진한 경기를 살리는 데에 (통화정책의) 초점을 두겠다”며 “완화 정도를 어느 정도로 끌고갈지는 대외리스크 같은 것을 보고 그것이 국내경제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금융안정도 보고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직은 제로까지 많이 남았으니까 제로금리가 가능하냐 안하느냐 하는 것은 아직 얘기할 상황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hj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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