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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핫이슈]"지금 필요한 것은 변화"…유럽의 10대는 어떻게 환경운동 최전선에 나섰나
2018년 8월 그레타 툰베리 1인 파업 시위, 전세계적 시위로 번져
경제적·정치적 이해관계 적어…매 시대마다 젊은 세대는 사회 인식 변화 주도
SNS를 통해 기후변화 운동 빠르게 확산
지난달 27일(현지시간) 스위스에서 진행된 기후변화 촉구 시위에서 시위대들이 '우리가 미래다'라는 피켓을 들고 행지하고 있다. [로이터]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어른들은 우리를 사랑한다고 말하면서 눈 앞에서 우리의 미래를 빼앗고 있다”(그레타 툰베리, 2018년 12월 폴란드 세계 기후변화회의 연설 중)

10대들이 일어났다. 기후변화라는 전국가적 문제를 앞에 두고 정작 ‘아무것도 하지 않는’ 어른들을 대신해서다. 진원지는 유럽이다. 지난해 1월말 벨기에 도시 3곳에서는 3만여명의 학생들이, 비슷한 시기 독일에서는 1만 명의 학생들이 등교 대신 거리로 나서 ‘어른’들이 기후변화를 위한 행동에 나설 것을 주문했다. 지난해 8월 스웨덴의 10대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가 기후변화 문제 해결을 촉구하며 시작한 등교 거부운동이 도화선이었다.

일명 ‘미래를 위한 금요일(Future for Friday)’라 이름붙인 10대들의 등교 거부운동은 오늘날 청년 기후변화운동의 상징이다. 독일의 한 고등학생은 워싱턴포스트(WP)에서 “우리는 게으르거나 학교를 가기 싫어서 등교를 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라며 “이렇게라도 어른들에게 불편한 메시지를 주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이라고 했다.

10대 환경운동가의 메시지는 이제 전세계적 운동으로 확대되고 있다. 지난 3월 세계 주요 도시의 160만 명에 달하는 10대들이 시위에 참여하기위해 학교에 나가지 않았고, 지난 9월 말에도 150개 국가의 청년들이 참여하는 기후변화 역사상 최대 규모의 시위가 진행됐다.

10대들의 파업은 기후변화 문제 해결이라는 책무를 방기하고 있는 어른들의 현 주소와 그대로 겹친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미래 세대’인 10대들이 정치적 목소리를 본격적으로 내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오늘날 기후변화 운동을 재조명하고 하고 있다. 기후변화 메시지를 앞세운 유럽의 ‘녹색당’의 상승세도 기성세대들이 10대들의 기후변화 운동을 단지 일시적 현상으로 치부할 수 없는 배경 중 하나다.

왜, 어떻게 10대들은 기후변화 운동의 주체로 부상했을까. 전문가들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정치적, 경제적 ‘기회비용’이 적은 10대들의 세대적 특징에서 찾는다. 10대들은 어른들이 갖고 있는 각종 이해관계가 이미 해결방안이 존재하는 기후변화 문제 해결책을 실천에 옮기는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생각한다.

마티아즈 알버트 빌레펠트 대학 정치학 교수는 “청소년들은 어른 세대들에게 책임감을 느끼게 만들고 있따”면서 “젊은 세대들은 기성세대의 일부, 특히 특정한 경제적 이해관계를 갖고 있는 사람들이 그들의 방식을 바꾸기 어렵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전세계적 기후변화 행동 촉구 시위가 진행됐던 지난달 27일(현지시간) 캐나다에서 소녀들이 피켓을 들고 시위에 참여하고 있다. [AP]

매 시대마다 그 시대의 변화를 주도해온 것이 젊은 세대였다는 점도 이 같은 분석과 일맥상통한다. 환경경영 분야의 세계적 전문가로 알려진 앤드류 윈스턴은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HBR)에서 “고착화된 시대적 인식에 대한 변화의 목소리는 늘 젊은 세대로부터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실제 1960~80년대 당시 10~20대였던 베이비붐 세대는 흑인 민권운동과 베트남 전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반전(反戰) 운동의 중심이었다. X세대와 밀레니얼 세대는 오늘날 LGBT 등 소수집단의 인권을 보장하고, 사회적 인식 변화를 촉구하는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내고 있다.

SNS의 힘도 컸다. 10대들의 활발한 SNS 활동은 툰베리의 ‘파업’ 시위를 불과 몇 달만에 전세계적 움직임을 증폭시켰다. 기후변화 시위에 참여한 한 10대는 WP에 “어른들은 10대들이 SNS에 너무 많이 관여하고, 정작 중요한 것에 집중하지 않는다고 말한다”면서 “하지만 기후변화 시위는 SNS를 선한 일에 사용할 수 있고, 10대들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힘이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밝혔다.

하지만 ‘미래를 위한 금요일’ 시위가 청소년을 넘어 대중 운동으로 발전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과거 반전운동이나 인종차별 반대 시위는 군비 축소, 사회적 불평등 등의 이슈와 통합돼 전 세대로 확장됐으나 유럽 젊은 세대들의 환경 운동은 아직 일부 연령과 영역에 제한돼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일각에서는 성인 운동가들이 자신의 뜻을 관철시키기 위해서 여론의 주목을 끌기 쉬운 청소년들을 ‘이용’하고 있다는 우려도 높다.

윌리엄 스튜어드 조지타운 법대 교수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서 “젊은이들의 행동주의는 종종 의제를 진전시키고 반대파를 침묵시키기 위한 전문적인 운동가들에 의해 운영되는 경우가 있다”면서 “툰베리는 직업 활동가들의 이익을 위한 도구 역할을 하는 것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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