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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프리카돼지열병 한 달] 멧돼지發 돼지열병 ‘창궐’ 우려…전국 확산 시간문제
민통선 이남에도 광범위하게 퍼졌을 가능성…총기사용 ‘뒷북대응’
구멍뚫린 방역…야생멧돼지 차단 실패시 ASF 토착화 우려 제기

[헤럴드경제=김대우 기자] 아프리카돼지열병이 국내에서 확진된 이후 한달 동안 발생건수가 14건으로 계속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야생멧돼지 감염사례가 속출하면서 멧돼지를 메개로 전국으로 확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양돈 농가의 ‘집돼지’ 발병은 잠잠해졌지만 접경지역의 야생멧돼지에게서 잇따라 바이러스가 검출되면서 야생동물이란 변수에 방역망까지 크게 넓어졌기 때문이다.

야생멧돼지 [헤럴드DB]

17일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지난 15일 강원도 철원군 원남면 죽대리의 민간인 출입통제선(민통선) 안쪽에서 발견된 야생 멧돼지 폐사체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바이러스가 또 검출되면서 16일 현재 ASF 바이러스가 검출된 야생 멧돼지는 7마리에 달한다. 이번 발견 지점은 지난 11일 원남면 진현리의 감염 폐사체 발견 지점으로부터 1.4㎞ 정도 떨어진 곳으로 이 지역 일대 야생 멧돼지의 상당수가 ASF에 감염됐을 가능성이 커지면서 확산 우려도 더욱 커지고 있다.

감염 멧돼지는 비무장지대(DMZ) 안쪽 1마리, 민통선 안쪽 5마리, 민통선 이남 1마리다. 이미 민통선이 뚫렸고 야생멧돼지의 하루 이동거리가 수십킬로미터에 달하는 만큼 민통선 이남의 멧돼지까지 광범위하게 바이러스가 퍼졌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정부가 뒤늦게 총기사살에 나섰지만 차단지역 멧돼지 제로화를 달성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멧돼지 이동을 차단하기 위한 임시 철조망을 설치한다고 하지만 광범위한 지역을 다 차단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한 만큼 전국으로 확산되는 것도 시간문제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온다.

방역당국은 당초 총기 포획을 금지했다가 수차례 바이러스 검출이 이뤄지고 나서야 엽사와 군을 투입하고 총기 사용을 허용해 ‘뒷북 대응’을 했다는 비난을 자초했다. 환경부와 군은 학계에서 멧돼지가 ASF 주요 감염 경로 가운데 하나로 지목됐음에도 바이러스를 옮겼을 가능성이 낮게보고 안이하게 대처했다. 이로 인해 30만 마리를 훌쩍 뛰어넘을 것으로 추정되는 야생멧돼지에 ASF가 창궐할 경우, 토착화하면서 집돼지를 아무리 살처분해도 종식이 어렵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됐다.

축산 전문가들은 “멧돼지는 무리 지어 다니기 때문에 폐사체가 발견됐다면 속했던 무리 전체가 감염됐다고 봐야 할 것”이라며 “ASF를 근절한 나라와 그러지 못한 나라는 멧돼지를 얼마나 잘 통제하는가에 달렸다”고 지적했다.

dew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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