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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재? 악재? 靑도 與도 野도 헷갈리는 ‘조국 퇴장’…앞으로 일주일 여론이 판명
-조국 사퇴·민주당 핵심지지층 이탈?…“잠시 서운한 것일 뿐”
-핵심 지지층은 그대로, 중도층 돌아오며 반전 기대하는 與
-조국 대전 승리, 가져온 중도층 지키며 승승장구 말하는 野
-조국 사라졌는데 중도층 지킬 수 있나…복잡한 속내, 비관론도
-청와대는 주시중…민생 챙기며 ‘포스트 정국’ 대반전 노려
전격적으로 사의를 밝힌 조국 법무부 장관이 14일 오후 방배동 자택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 사퇴가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에 호재로 작용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일각에선 돌아섰던 중도층이 야권에서 다시 여당으로 넘어올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오히려 핵심 지지층이 더 이탈해 악재는 그치지 않을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낙관론과 비관론이 양립하는 셈이다. 자유한국당도 마찬가지로 두가지 전망이 뒤엉킨 모습을 보이고 있다. 청와대 역시 ‘조국 사퇴’ 이후의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과 여당 지지율 향방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으로 일주일 정도의 여론에 모든 것이 판명될 것이라는 의견도 제기된다.

16일 정치권에 따르면 조 전 장관 사퇴 이후, 민주당 일각에선 안도의 한숨이 나오기도 했다. ‘조국 사태’가 지지율 악재로 작용하는 것이 사실이었던 지난 두달간의 ‘악몽’이 끝나게 됐다는 시각과 관련이 커 보인다. 총선을 앞두고 불안한 지역구를 가진 의원일수록 이런 생각은 강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권 관계자는 “(민주당 의원들이) 다들 말은 못하고 끙끙 앓았지만, 조 장관이 버틸수록 당 지지율에 악영향을 준다는 것을 감지하고 있었다”며 “조 장관이 자진사퇴를 해준 것에 대해 지지율과 자신의 지역구 관리에는 도움이 될 것으로 보는 분위기가 강하다”고 했다.

정가에선 ‘조국 사퇴’에 대한 비하인드 스토리에 대해 민주당 내에서의 발언이 금기시 되는 최근 분위기도 지지율과 관련이 큰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조국 사퇴에 대해 민주당은 일절 관여한 적 없음을 확실히 해 혹시라도 ‘조국 지지자’들로부터의 비판을 차단하겠다는 의도가 읽힌다. 실제로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조국 사퇴’를 건의했다는 일부 보도가 나오면서 조국 지지자들로부터 뭇매를 맞고 있는 상황 같은 것을 미리 걱정한 흐름도 엿보인다.

정치권 다른 관계자는 “민주당이 조국 사퇴에 개입했다는 얘기가 나오는 순간, 지지율 악재가 뻔하다는 것을 당 지도부는 너무나 잘 알고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트위터에는 민주당을 성토하는 글들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특히 대표적인 친문(친문재인) 작가로 평가받는 공지영 씨는 트위터에 조 장관 사퇴 직후 “민주당 지지율 폭망하기를”이라고 적었다. 당원 게시판에도 성토의 글이 올라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다수의 당내 인사들은 일단 지지율에 긍정적 기류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에 기대를 걸고 있다. 한 민주당 의원은 “핵심지지층은 흔들리지 않는다”며 “조국 사퇴라는 분노가 있기 때문에 나타난 몇가지 서운한 감정에서 나타난 현상만 잠시 있을 뿐, 이러한 현상이 지지층 이탈로 이어질 수는 없다”고 했다. 이어 “핵심지지층이 이탈하면 좋아하는 사람들이 누구냐”며 “그러면 조 전 장관의 희생도 아무런 의미가 없게 된다”고 했다. 민주당은 이에 검찰개혁을 조 전 장관의 의지로 규정하고, 전방위적 야권 압박에 나서고 있다.

야권은 겉으론 기뻐하지만 속내는 복잡한 모습이다.

일단 조국 사퇴 이후 자유한국당 소속 인사들은 자신의 SNS 등을 통해 조 전 장관 사퇴를 이뤄냈다며 흥분했다. 두달 넘게 이어진 ‘조국 국면’이 자신들의 승리로 끝났다는 것이다. 흔들리는 여권 핵심 지지층, 민주당으로 돌아가지 않는 중도층을 고리로 계속되는 지지율 상승 동력이 있을 수 있다는 전망도 흘러나왔다. 일각에선 야권이 상승세를 타기 시작하면 통상 멈출 수 없다는 정치권의 속설을 인용했다. 집권 중·후반기 레임덕의 기미가 보이기 시작됐다는 것이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민주당에게 등돌린 중도층이 돌아가긴 어렵다”며 “돌아선 민심을 다시 찾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나 돌아섰던 이유만큼의 반대급부가 생겨야 한다”고 했다. 이어 “지금 상황에선 경제나 북한인데 둘 다 난망하다”며 “중도층이 상당부분 한국당으로 갔고, 조국 반사이익 경향은 한동안 계속될 수 있다”고 했다. 또 “민주당은 여기에 핵심 지지층의 실망이라는 고통까지 겪을 수 있기 때문에 이중고에 시달릴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그러나 정반대의 시각도 있다. 야권 지지율 호재였던 ‘조국 국면’이 어쨌든 끝났다는 것이다. 한국당은 약 두달동안 야권의 주요한 행정부 견제수단인 국정감사도 사실상 포기하고 조 전 장관에만 몰두했다. 보수야권 입장에서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오랜만에 만나는 대형 호재였기 때문이다. 한국당 지지율은 상승했고, 민주당과 사실상 대등한 수준까지 지지율을 끌어올리기도 했다. 야권 내부에서는 이에 “조국 국면이 최대한 오래가야 한다”고까지 했다. 그런데 그 대형호재가 어쨌든 정치무대 일선에서 사라진 것이다. 총선은 약 반년이나 남았다. ‘조국 호재’ 이상의 다른 동력을 찾아야 하는 한국당의 고민도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것이다.

th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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