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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美, 2주내 후속협상도 ‘안갯속’
스톡홀름 협상 ‘결렬’…美 “2주내 재협상”
김명길 “역겨운 회담 다시 진행 원치 않아”
제재 즉각 해제 요구…비핵화 의지 의구심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을 위해 스웨덴에 온 김명길 외무성 순회대사 등 북한 대표단이 6일(현지시간) 숙소였던 스톡홀름 외곽 북한대사관을 출발하고 있다. 앞서 북한 측은 “북미 실무협상은 결렬됐다”고 발표했다. [연합]

북한과 미국이 베트남 하노이 2차 북미정상회담 이후 7개월여만에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실무협상을 가졌지만 또다시 ‘결렬’로 막을 내렸다. 더욱 암울한 것은 향후 협상 재개 여부조차 불투명하다는 점이다. 미국은 2주 내 다시 만나자는 입장이지만 북한은 협상 결렬의 책임을 미국에 떠넘기면서 후속 협상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스톡홀름 실무협상에 북한 측 수석대표로 나섰던 김명길 외무성 순회대사는 6일(현지시간) 평양으로 돌아가기 위해 러시아 모스크바를 경유하는 길에 2주 내 북미 실무협상 재개 여부에 대해 “판문점 수뇌(정상) 상봉 이후 지금까지 90여일이 지나갔다. 그동안 오랜 시간이 흘렀는데 미국 측이 새로운 셈법을 만들어 나오지 못했다”며 “그런데 짧은 2주일 동안 어떻게 세계적 관심에 부응하는 그런 새로운 셈법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건지 매우 의심된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김 대사 일행과 비행한 소식통에 따르면 김 대사는 또 “우리는 이번과 같은 역스러운(역겨운) 회담이 다시 진행되길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앞서 김 대사는 전날 스톡홀름 북한대사관을 떠나면서 2주 후에 미국 측과 다시 만날 것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미국 측에다 물어보라”며 퉁명스런 답변만 남겼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도 담화를 통해 미국이 북미대화를 국내정치용으로 활용하려한다면서 미국이 북미가 2주일 뒤 만날 의향이라는 ‘사실과 전혀 무근거한 말’을 흘리고 있다고 비난했다. 담화는 또 미국이 북한의 생존권과 발전권을 저해하는 대북 적대시정책을 철회하기 위한 실제적 조치를 취하기 전에는 이번과 같은 ‘역스러운 협상’을 할 의욕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때문에 북한의 비핵화 의지에 대한 의구심마저 제기된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은 북한이 미국에 연말까지 좀 더 숙고하라고 권고한 것과 관련해 “앞으로 3개월 동안 북미 실무협상 대표들이 수시로 만나 비핵화와 상응조치에 대해 협의해도 연말까지 양측 모두 만족할만한 구체적인 합의안을 도출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북한이 원하는 방안을 미국에게 연말까지 제시하라고 일방적으로 요구하는 것은 북한의 비핵화 협상 의지를 의심케 하는 것”이라고 했다.

미국은 일단 2주 내 재협상 가능성을 시사하며 대화의 끈을 유지하겠다는 방침이다. 모건 오테이거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스톡홀름 실무협상 종료 뒤 발표한 성명에서 스웨덴 측이 2주 이내에 논의를 계속하기 위해 스톡홀름으로 다시 초청했으며 미 대표단이 이를 수락했고 북한 측에도 초청 수락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북미 실무협상이 열리던 시간 그리스 아테네를 방문중이던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역시 “우리는 실무협상이 오랜만에 논의할 기회를 갖는 첫번째 자리라는 것을, 그리고 양팀이 해야 할 많은 일이 남아 있다는 것을 유념하고 있다”며 이번 협상이 대화의 시작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북미대화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다만 북한이 사실상 즉각적인 대북제재 해제와 한미 연합군사연습 중단, 한국으로의 첨단무기 판매 중단 등 한미가 받아들이기 어려운 난제를 제시하면서 미국이나 스웨덴 측과 2주 내 재협상에 대해 얘기한 적도 없다고 발뺌하고 있어 북미대화 재개는 쉽지 않아 보인다.

일각에선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대담한 협상 차원에서 외무성이 아닌 최룡해 국무위원회 제1부위원장 겸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활용해야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 본부장은 “김 위원장이 최룡해 국무위원회 제1부위원장을 미국에 특사로 파견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폼페이오 국무장관,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과 만나게 하고 비핵화와 미국의 상응조치 빅딜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며 “군부 압력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외무성 관료들이 아니라 과거 북한군 총정치국장을 맡아 강력한 추진력을 갖고 군부개혁을 진행했던 최룡해 제1부위원장에게 비핵화 협상을 맡겨야 할 것”이라고 했다. 신대원 기자/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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