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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얼마나 힘들면…백화점 식당가 마저 첫 세일
-‘노 세일’ 원칙 고수하던 식당가, 동시 할인 나서
-온라인·푸드코트와의 경쟁 구도로 위기감 커진 탓
-“식당가 할인에 참여하는 점포 늘려갈 것”
롯데백화점 식당가 [롯데백화점 제공]

[헤럴드경제=박로명 기자] 그간 ‘세일 무풍 지대’로 통했던 백화점 식당가가 동시 세일에 나선다. 품목별·매장별로 할인을 하는 경우는 간혹 있었지만 식당가 브랜드들이 동시 세일에 나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백화점 식당가가 동시 세일에 나선 것은 경기불황에 따른 소비위축, 외식 소비 트렌드의 변화, e커머스로의 소비패턴 변화 등이 동시에 맞물리면서 그만큼 힘들어 졌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일년여전부터 백화점 식당가에도 부익부 빈인빅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일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오는 6일까지 10일간 서울지역 10개 백화점의 62개 식당가 브랜드에서 대표 메뉴 65개 품목을 10~50% 할인한다. 롯데백화점 본점, 잠실점, 영등포점, 청량리점, 관악점, 강남점, 노원점, 미아점, 건대점, 김포공항점 등 10개 점포가 참여하는 최대 규모 세일이다. 특히 정기세일 기간 동안의 ‘한정세일’이라고는 하지만 사실상 첫 식당가 세일이다.

롯데백화점은 각 식당가 브랜드 중 가장 인기가 많은 품목을 선정해 더 높은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본점 ‘해도식당’의 랍스터 라면, 잠실점 ‘고봉삼계탕’, 잠실 에비뉴엘 월드타워점 ‘라뜰리에 르지우’의 슈렉파스타 등이 대표적으로 최대 24%의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고객들이 식사 후 찾는 디저트 카페도 할인 대상에 포함된다. 잠실 에비뉴엘 월드타워점 ‘TWG’에서는 레드 자스민 티를 17%, 관악점 ‘밀크홀 1937’에서는 수제밀크티와 수제마카롱을 30% 할인한다. 청량리점 ‘엔제리너스’에서는 아메리카노 1+1 행사를 진행한다.

이처럼 백화점이 대대적인 식당가 할인에 나선 것은 최근 식당가 매출이 크게 감소했기 때문이다. 온라인 쇼핑 확산으로 오프라인 매장을 찾는 고객들이 줄면서 식당가도 덩달아 한산해졌다. 그나마 백화점을 찾는 고객들도 식당가가 아닌 값이 싸고 회전율이 빠른 푸드코트로 발길을 돌리면서 식당가의 위기감은 더 커졌다.

김훈성 롯데백화점 MD팀 팀장은 “식당가가 ‘안정적 수익원’이라는 말은 옛말”이라며 “내수침체, 온라인시장 확대, 푸드코트와의 경쟁구도 등으로 식당가를 찾는 고객이 급감했다”고 말했다.

이어 김 팀장은 “식당가를 살릴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던 중 백화점 정기세일 기간에 고객 유입이 늘어난다는 점에서 착안해 이번 행사를 기획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실제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백화점 세일 기간 중 식당가 매출은 일반 영업일 대비 3배 이상 높고, 방문객 또한 5배 이상 많다.

백화점 업계 한 관계자는 “백화점 식당가는 패션 같은 소비품목과는 달리 경기가 좋지 않을 때도 문전성시를 이룰 정도로 집객효과에 큰 역할을 했었다”며 “하지만 최근 일년여전부터 패션과 같은 소비품목 처럼 식당가 먹거리도 소비침체 영향을 직격탄으로 받으면서 예전 같은 집객효과를 내지는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최근에는 식당가별로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강화되면서 위기감이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며 “소비의 양극화와 온라인으로의 소비패턴 변화가 백화점 식당가 등으로 확산되는 현상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롯데백화점은 이에 향후에도 식당가 세일에 참여하는 매장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백화점 정기세일 때 마케팅을 활발히 진행하는 만큼 많은 고객들이 식당가로 유입되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dod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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