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황교안, 예정에 없던 檢 자진출석… 왜?
黃, 당 대표해 檢 첫 조사 응해… 국회의원 아닌 점은 한계
검사 출신 자격으로 기획출석 해석도… 당 관계자 “의원 소환 대신…”

[헤럴드경제=박상현 기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일 오후 검찰에 자진 출석해 조사를 받는다. 다만 황 대표는 국회의원 직을 가지고 있지 않아 자유한국당 의원이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은 사례는 아직 없다. 예정에 없던 황 대표의 이날 검찰 출석을 두고 여러 해석이 나온다. 검찰은 ‘검찰이 소환 통보한 바 없다’고 밝혔다.

자유한국당은 1일 오후 2시 황교안 대표가 ‘패스트트랙 사건’과 관련해 서울 남부지검에 출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울남부지검도 같은 시각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검찰이 소환한 바 없다”며 “자진 출석인 만큼 성실하게 수사에 협조해줄 것을 기대한다”고 기자들에게 문자를 보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일 오전 당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황교안 기획 출석?= 황 대표의 이날 검찰 출석은 전격적인 것이다. 검찰은 전날 자유한국당 의원 20명에게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으라고 통보했다. 그러나 검찰은 황 대표와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에게는 출석 통보를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통상 검찰의 소환 조사 순서는 하위직에서 상위직으로 이어지는데 전날 개별 의원을 대상으로 먼저 소환 통보를 한 것은 검찰의 통상 수사 순서에 부합하는 것이다. 개별 의원들에 대한 조사를 먼저 한 다음 당대표와 원내대표에게 소환 통보를 해 수사 완결성을 높이는 것이 검찰 수사 순서다.

관건은 소환 통보를 하지 않은 황 대표가 자진해 검찰에 출석하게 되면서 검찰 수사 순서가 어그러졌다는 점이다. 검찰 안팎에서는 조사 준비가 완료되지 않은 상태에서 피고발인이 검찰에 출석하게 될 경우 이를 ‘기획 출석’이라는 단어로 설명한다. 수사당국을 당황케 해 수사혼선을 야기하는 피고발인의 전략 중 하나가 바로 ‘기획 출석’이다. 검찰은 “성실하게 수사에 협조해 줄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非 의원·공안검사 황교안 대표= 황 대표가 검찰에 전격 자진 출석 의사를 밝히면서 그의 이력도 다시 조명받고 있다. 황 대표는 익히 알려졌듯 검찰 내 대표적 공안통 검사로 꼽힌다. 황 대표는 지난 2005년 4월 서울중앙지검 2차장 검사로 보임된다. 2차장 검사는 서울중앙지검 공안부를 지휘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그가 검사직을 사임한 것은 지난 2011년 9월이다.

황 대표가 검찰에서 조사를 받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알려진다. 다만 검사 출신이기에 검찰의 수사 칼날이 무딜 것이라 예단키는 어렵다. 황 대표는 이날 출석하면서 질문을 받는 대신 준비해온 발언을 읽은 다음 검찰 청사로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민주당이 고발한 자유한국당 인사들 가운데 황 대표만 제외돼 있다는 점도 주목받는 지점이다. 민주당이 고발한 자유한국당 의원은 모두 44명에 이르는데 황 대표는 의원 신분이 아니기에 민주당의 고발 명단에서는 빠져있다. 대신 녹색당이 황 대표를 고발해 이번 검찰 조사를 받게 된 것이다.

▶정치 ‘승부수?’= 예정에 없던 황 대표의 출석인만큼 정치적 해석도 나온다. 당 대표로서 검찰에 먼저 출석해 여러 의원들에 대해서는 ‘조사하지 말아달라’는 의사를 검찰 측에 전달할 개연성이다. 이럴 경우 황 대표의 ‘삭발 투쟁’과 함께 또한번의 ‘리더십 확인’ 작업의 일환이 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

실제로 자유한국당 관계자는 “황 대표가 다른 의원을 소환하는 대신 대표로 조사를 받겠다는 취지로 출석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황 대표가 조사를 받았으니 다른 의원들에 대한 조사는 생략하거나 서면 진술 등으로 대신해달라는 의사를 검찰 측에 전달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

그간 한국당 지도부 및 의원들은 경찰의 소환 통보에 불응하며 '불법' 사보임(사임과 보임의 준말)으로 충돌의 원인을 제공한 문희상 국회의장을 먼저 소환 조사하라고 주장해왔다. 이와 관련해 문 의장은 사건이 경찰에서 검찰로 넘어간 뒤인 지난 24일 서울남부지검에 서면 진술서를 제출했고, 남부지검은 지난 27일 한국당 의원 20명에게 소환을 통보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도 이날 검찰의 소환 통보가 오면 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나 원내대표는 국감 대책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아직 (통보가) 온 것은 없다”며 “언제든 조사받겠다. 제가 제일 먼저 조사받고 책임지겠다고 말씀드린 입장에서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pooh@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