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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융전문가 "미국의 중국기업 증시 상폐 조치, 中만큼 美에도 타격"
미국의 '금융전쟁' 카드는 무역협상 지렛대 확보 위한 목적 짙어
시장 개방적 이미지 저해…미국 자본시장의 매력도 떨어뜨려
중국에 대한 간접 투자 기회 증가…장기적 투자 수익 가능성 놓칠 수도
지난 18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의 모습 [로이터]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미국이 알리바바 등 중국 기업의 미국 증시 상장을 폐지하고, 정부 연기금의 중국 시장 투자를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중국에 대한 투자가 제한될 경우 미국 역시 금융시장과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적잖은 피해를 입게 될 것이란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29일(현지시간) CNBC는 중국에 투자를 제한하는 조치가 미국의 자본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뿐더러, 성장 시장에 대한 투자 기회마저도 스스로 제한하는 자충수가 될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을 전했다.

먼저 전문가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을 미국 증시에서 퇴출시키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은 내달 10일 재개 예정인 양국 간의 무역협상 과정에서 '지렛대'를 확보하기 위한 조치라고 해석했다. 문제는 상장 폐지 조치가 단지 중국 기업이 미국 투자자들부터 투자를 받지 못하는 수준에 그치지 않을 것이란 점이다.

주닝 칭화대 금융학과 교수는 "뉴욕증시 내 중국 주식 상장 폐지 등의 조치는 미국이 예전처럼 개방적인 시장이 아니라는 메시지를 줄 수 있다"면서 "이는 상당히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무엇보다 '금융전쟁'은 미국의 자본 시장이 적잖은 타격을 줄 가능성이 있다. 이미 홍콩이나 런던이 중국 기업들의 새로운 '정착지'로 주목을 받고 있는데다, 중국 역시 자본 시장 확대에 주력하고 있는만큼 미중 금융전쟁이 미국 내 은행과 뮤추얼펀드(주식회사처럼 운영되는 펀드) 회사들의 경쟁력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주 교수는 "미국이 중국에 대한 투자 제한을 추진하더라도 실제 시행이 쉽지 않을 뿐더러 미국 자본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 "금융은 군사나 무역과는 다르며, 그것(영향)은 훨씬 더 추적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실제 조사에 따르면 알리바바, 바이두 등 중국의 대형 기업 200개 이상이 미국 자본시장에서 상장 혹은 예탁증권 등을 통해 수 백억 달러를 모금했지만, 텐센트, 샤오미 등 또 다른 유력 중국 기업들은 미국 대신 홍콩행을 택했다. 런던 역시 또 다른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들 기업들을 중국 현지 자본 시장에 머무르게 만들기 위한 중국 정부의 노력도 가속화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지난 7월 기술 기업들이 상장하기에 더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한 새로운 주식 위원회를 출범시키기도 했다.

게다가 중국이 외국 투자자 확보를 위한 노력을 본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자칫 대중국 투자 제한이 장기적인 투자 수익 기회마저 제한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CNBC는 최근 유력 주식 및 채권 인덱스(index, 지수)에 중국의 자산을 포함시키려는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다고 전하면서 "이는 많은 미국인들이 뮤추얼펀드와 그 밖의 투자 상품 등을 통해 중국 자본시장에 간접적인 투자자가 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며 "많은 분석가들은 미국 투자가 제한되면 장기적인 투자 성장 기회도 놓치게 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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