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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터널에 갇힌 한국경제]제조업, 맥없는 추락…생산능력 3년 전으로 회귀
13개월 연속 하락 '역대 최장'…재고도 32개월 연속 증가
"미국·독일처럼 구조조정 등 통해 제조업 르네상스 찾아야"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제조업 생산능력이 3년 전인 2016년 수준으로 추락했다. 기업들의 수출·투자 부진이 지속되면서 급기야 주력 산업인 제조업의 생산능력이 과거로 돌아간 것이다.

통계청이 31일 발표한 8월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우리나라 제조업의 생산능력지수(2015년=100 기준)는 올 8월 101.3을 기록, 1년 전에 비해 1.9% 감소했다.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1971년 1월 이후 가장 큰 하락폭이다.

제조업 생산능력은 지난해 8월부터 올 8월까지 13개월 연속 내리막을 걷고 있다. 역시 역대 최장 기간 하락세다.

그 결과 우리나라의 제조업은 3년 전 수준으로 돌아갔다. 올해 8월 제조업 생산능력지수는 101.4를 기록했던 지난 2016년 4월과 같다.

생산능력은 제조업체들이 확보하고 있는 설비를 모두 가동해 생산할 수 있는 재화의 총량을 의미한다. 미래를 비관적으로 보고 가동 가능한 공장의 총 규모를 줄이고 있는 것이다.

지난 2017년까지만 해도 1~2%대 내외의 완만한 증가세를 보였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하락세로 전환했다. 심지어 지난해까지만 해도 -0.3% 내외에 머물다 올 들어 감소폭이 커졌다. 올 4월 -1.0%에 이어 6~7월 -1.5%, 이달 -1.9%까지 부진이 심화됐다.

조선업과 자동차 등 주요 산업의 구조조정이 이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업종별로 보면 선박 등 기타 운송장비의 생산능력이 1년 전보다 12.2% 급감했고, 자동차도 4.0% 감소했다. 전자부품의 생산능력도 6.5% 줄었다.

김보경 통계청 산업동향과장은 "기타 운송장비, 특히 조선업의 부진이 올해 말까지 계속될 것"이라며 "2015년까지 조선업의 생산량이 늘어났지만 이후 최대 생산량이 줄면서 생산능력 감소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가동 가능한 공장의 총 규모가 축소되고 있는 가운데 놀고 있는 공장도 증가했다. 최대 생산능력 대비 실제 생산량을 의미하는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73.8%로 전년 동월 대비 1.3%포인트 감소했다.

실제로 생산된 제품들이 팔리지 않아 창고에 쌓이고만 있다. 제조업 출하는 반도체·화학제품 등에서 증가했으나 전자부품·자동차 등이 줄어 1년 전보다 1.6% 감소했다. 제조업 재고는 같은 기간 5.6% 증가했다. 2017년 8월 이후 25개월 연속 오름세다. 그 결과 8월 제조업 재고율(재고/출하 비율)은 112.4%을 기록했다. 지난 5월 118.5%로 1998년 9월 이후 최고치를 찍고 높은 상태를 유지 중이다.

김태기 단국대 교수는 "독일 인더스트리 4.0, 미국 리메이킹 아메리카, 중국 제조 2025 등 세계 각국은 제조업 부흥을 위해 장기적인 국가 전략을 세워 성과를 내고 있다"며 "하지만 현 정부는 제조업의 수명은 이제 다했다는 식의 패배 의식을 갖고 아무런 대책을 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슈뢰더 전 독일 총리의 노동개혁이 현 메르켈 총리의 산업개혁으로 이어진 것처럼 구조조정, 노동개혁 등을 단행한다면 우리나라 제조업은 다시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kwat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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