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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기만큼 커진 ‘ETF 거품론’…한국은?
하락장서 변동성 확대요소 지적
韓, 비중 작지만 파생형 쏠림이 문제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전 세계적으로 급성장하고 있는 패시브 투자를 두고 최근 금융시장에서는 리스크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때 거품 붕괴를 예상한 마이클 버리는 최근 “상장지수펀드(ETF)나 인덱스펀드 등 패시브 투자상품으로 자금유입이 급증하는 현상이 금융위기를 유발했던 부채담보부증권(CDO)이 증가하는 모습과 매우 비슷하다”며 “시장 가격이 펀더멘탈에 결정되는 것이 아닌 막대한 자본 흐름에 결정되는 것을 주의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패시브 투자상품으로의 쏠림 현상이 중단되고 자금 흐름이 반대로 돌아서게 될 경우 시장의 피해는 막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실제로 국내외 주식시장에서는 시장이 크게 무너질 때 지수를 추종하는 ETF 같은 상품이 하락폭을 더 키운다는 의견이 제기돼 왔다.

메리츠종금증권에 따르면 지난 2010년 5월 6일 다우 지수가 거래 종료를 15분 남기고 순식간에 998.5포인트(약 9%) 떨어졌을 당시 ETF를 비롯한 지수연동형 상품이 하락을 더욱 부추겼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사건 당일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비정상적인 가격 흐름을 보인 종목 173개 중 111개(약 64%)가 지수 연동형 상품이었다. 나스닥의 경우 281개 중 193개(약 69%)가 ETF나 ETN 이었다.

이승훈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초단기 거래 특성상 거래비용이 낮은 ETF가 유리하기 때문에 악용됐을 가능성이 있고, 이로 인해 개별 주식가격 하락이 더 크게 나타났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주식시장에서도 패시브 투자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작년 10월 국내 주식에 투자하는 인덱스펀드의 설정액이 액티브펀드 설정액을 처음 추월했다. 국내 ETF 시장이 문을 연 2002년 이후 자산총액은 지속적으로 불어나며 작년 말 41조원을 돌파했다.

전체 증시에서 ETF의 시가총액 비중은 약 2%에 불과해 시장 변동성을 키울 가능성은 비교적 작다고 평가된다. 미국은 10%를 넘는다. 그러나 파생형(인버스, 레버리지) ETF에 거래가 쏠린 점은 문제로 지적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작년 말 레버리지·인버스 ETF의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8556억원으로, 전체 거래대금의 58.5%를 차지했다. 올 8월에는 67.9%까지 증가해 갈수록 레버리지·인버스의 독주가 심화되고 있다. 레버리지는 지수 성과의 2배 수익률을 추구하는 상품이다. 그러나 하락하면 손실률도 2배가 된다. 인버스 역시 지수 하락에 베팅하는 고위험 상품이다.

joz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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