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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빠르게 인구 주는 서울 강남, 집값 고공행진 왜?
최근 1년 서울에서 6만4613가구 새로 이사
인구 준 강남구도 2240가구 늘어
“늘어나는 주택수요에 비해 아파트 공급 태부족”

[헤럴드경제=박일한 기자] 일반적으로 집값이 오르는 지역은 인구가 늘어난다. 기존 주택으로 감당이 안될 만큼 사람이 몰리니 집값이 뛰는 것이다. 그런데 서울 주택시장은 상식을 벗어난다. 인구는 줄고 있는데 집값은 오른다. 특히 강남권(강남·서초·송파) 인구는 감소세가 큰 데도, 집값은 천정부지로 뛴다. 이유가 뭘까? 전문가들은 가구 수의 증가에 원인이 있다고 본다. 인구는 감소해도 가구 규모가 작게 쪼개지면서 주택 구매 단위인 가구 수가 증가한다. 1~2인 가구도 각각 한 채의 주택이 필요하다. 그만큼 주택 수요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

부동산정보업체 ‘직방’이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상 인구 및 세대 현황 자료를 분석한 ‘인구흐름’ 자료에 따르면 올해 7월 기준 최근 1년간 서울 인구는 5만5123명이나 줄었다. 같은 기간 강남권 인구도 강남구 3233명, 서초구 7607명 감소했고, 신규 입주가 많은 송파구만 1만1409가구 증가했다.

그런데 가구 수는 좀 다르다. 인구가 5만5000여명 감소한 서울에서 가구는 인구 감소 수보다 많은 6만4613가구나 늘었다. 서울 강남에서도 인구가 줄어든 강남구지만 가구 수는 2240가구 증가했다. 인구가 늘어난 송파구에선 9454가구나 많아졌다. 다만, 서초구가 1094가구 줄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주택시장에서 가구는 주택 수요 단위이기 때문에 인구수 변화보다 더 주의 깊게 봐야 한다”며 “만혼, 고령화, 도심 직장 수요 증가로 1~2인 가구가 늘고, 지방 경기 침체로 도심 쏠림 현상이 더 커지고 있어 서울의 가구 수 증가 현상은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에서 인구가 주는데 가구 수는 늘어나는 이런 흐름은 2018년까지 집계된 통계청 자료에도 드러난다.

통계청에 따르면 서울 인구는 2018년 967만3935명으로 2015년(990만4312명) 보다 23만376명 감소했다. 하지만 같은 시기 가구 수는 391만4820가구에서 398만1741가구로 6만6921가구 증가했다.

주택시장에서 수요와 공급이 균형이 맞으려면 늘어난 가구 수 만큼 신규 주택이 필요하다. 서울 아파트 수는 2015년 163만6896채에서 2018년 167만9639채로 4만2743채 늘었다. 서울에서 집이 필요한 가구는 6만7000가구나 늘었는데, 아파트는 4만3000채 정도밖에 더 지어지지 않았다. 남은 수요는 연립이나 다세대다가구 주택으로 갈 수밖에 없다.

강남3구(강남·서초·송파)도 비슷하다. 2015년에서 2018년까지 인구수는 4만1965명 줄었는데, 가구 수는 4734가구 늘었다. 그 사이 아파트는 2047채 더 지어졌다. 인기 많은 아파트를 차지하기 위해 경쟁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곽창석 도시와공간 대표는 “아파트는 환금성이 좋고, 꾸준히 올랐기 때문에 서울로 이사하는 모든 사람들이 가장 먼저 찾는 주택 유형”이라며 “하지만 아파트 공급이 새로 늘어나는 가구 수에 비해 한참 모자라기 때문에 아파트값이 계속 오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에선 새 아파트 분양만 하면 인파가 몰린다. 최근 분양한 서울 한 아파트 견본주택 모습.[헤럴드DB]

jumpcu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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