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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동맹의지 재확인 했다지만 기대에 못미친 한미 정상회담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23일(현지시각) 뉴욕 정상회담은 당초 기대에 미치지 못해 아쉽다. 적어도 회담 결과에 대한 청와대 발표를 놓고 보면 그렇다. 이날 두 정상은 석달만에 65분간 자리를 같이 했다.

당초 이번 유엔 총회는 이낙연 국무총리가 대신 참석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한미정상회담 일정이 막판에 잡혀 문 대통령이 직접 뉴욕을 찾은 것이다. 문 대통령으로선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 확인하거나 사전 조율을 해야 할 화급한 현안이 많아 양국 정상회담이 절실한 상황이었다. 우선 한반도 비핵화의 중재자이자 촉진자로서 교착상태에 빠진 북미 핵협상의 원활한 재개가 필요한 시점이다. 또 껄끄러워진 한미 관계를 돌려놓을 전기도 필요하다. 한데 이날 회담에선 이에 대한 의미있는 진전은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실제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의 브리핑에는 손에 잡히는 내용은 거의 없다. 이날 회담에서 두 정상은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 및 안보에 핵심축으로써 추호의 흔들림도 없다는 것을 재확인했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그리고 앞으로도 양국간 경제협력을 포함한 호혜적이고 포괄적인 방향으로 한미동맹을 지속 강화시켜 나가기로 했다고 한다.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종료로 한미동맹에 균열이 생겼다는 일각의 우려를 불식했다는 점에서 그나마 성과라면 성과로 볼 수는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외교적 수사의 거품을 걷어내면 실질적인 내용은 사실상 전무하다. 이날 회담에서 한미동맹 균열의 단초가 된 지소미아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었다. 최소한 트럼프 대통령이 지소미아 종료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는 언급 정도는 있어야 했다.

북미실무협상에서 조기에 실질적인 성과를 도출하기 위한 방안을 의논했다고 하나 이 또한 구체적인 내용을 담지 못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리비아식 일괄타결을 주장해온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전격 경질한 바 있다. 그 직후 열리는 한미정상회담인 만큼 트럼프 대통령이 말하는 단계적 해결 의지의 일단인 ‘새로운 방법’의 거론을 기대했다. 하지만 이에 대한 논의는 없었다. 물론 공개적으로 밝힐 수 없는 내용이 있는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회담 시간 등을 고려해보면 설령 있었다 해도 구체적 논의는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두 정상은 “비핵화와 평화구축 진전의 좋은 기회를 맞고 있다”는 점에 동의했다고 하나 그다지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다. 만남 이상의 의미는 찾기 어렵다.

불편한 관계가 계속되고 있는 한일 관계의 실마리를 찾지 못한 것도 많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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