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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TF 레버리지 편중…韓 ‘배짱투자’ 우려
자산규모는 작은데 거래비중 70%
증시 급등락 때 개인 단타매매 몰려
미국에 비해 상품군 부족도 원인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은 지난 2002년 개설된 이래 16년 만에 순자산총액이 40조원을 넘어서며 세계 10위권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거래가 레버리지와 인버스 등 파생형 상품에 편중돼 다양성 부족과 위험성을 우려하는 의견이 커지고 있다.

지난 20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2019 글로벌 ETP 컨퍼런스 서울’에서 연사로 나선 업계 전문가들은 레버리지·인버스 상품이 활발하게 거래되는 한국 ETF 시장에 주목했다. 레버리지는 지수 성과의 2배 수익률을 추구하는 상품이다. 그러나 하락하면 손실률도 2배가 된다. 인버스 역시 지수 하락에 베팅하는 고위험 상품이다.

글로벌 금융정보사인 미국 S&P 다우존스에 따르면 올해 7월 기준 글로벌 ETF 시장에서 레버리지·인버스 상품의 점유율(순자산가치 기준)은 1.3%에 불과하다. 반면 한국에서는 16.5%를 차지해 글로벌 평균을 크게 앞섰다.

존 데이비스 S&P 다우존스 ETP부문 글로벌 대표도 이날 컨퍼런스에서 “한국 시장에서 복잡한 상품이 이처럼 빠르게 수용되는 게 놀랍다”고 말했다.

거래대금을 보면 쏠림현상은 더 뚜렷하게 드러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작년 말 레버리지·인버스 ETF의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8556억원으로, 전체 거래대금의 58.5%를 차지했다. 올 8월에는 67.9%까지 증가해 갈수록 레버리지·인버스의 독주가 심화되고 있다.

증권업계는 증시가 급등락할 때마다 개인 투자자들의 ‘단타 매매'가 파생형 ETF에 쏠리면서 나타난 결과로 보고 있다. 특히 하락장에서 인버스 ETF는 물론 단기 반등을 예상하고 투자자들이 레버리지 ETF에 자금을 넣고 있다. 장기적 관점에서 ETF에 투자하는 미국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배짱투자’ 문화와 함께 상품군의 부족도 원인으로 지적된다. ETF를 담당하는 김진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 등 글로벌 ETF 시장은 주식과 채권 등 다양한 자산군이나 4차산업 등 특정 테마 ETF가 풍부하다”며 “국내 ETF 시장은 상품 다양성이 부족해 중장기적 관점의 투자자가 적은 것”이라고 말했다.

joz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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