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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지러운 대한민국]‘경제 실패론’ 차단에만 몰두하는 정부…'고용 개선' 전방위 홍보
정부, 다각도 셀프 홍보…실효적 대책은 외면한 채 정책 긍정 평가에만 치중
찬반 진영 '통계 가짜뉴스' 공방으로 국력만 낭비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정부가 일주일째 전방위적으로 '셀프 홍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대해 통계를 아전인수식으로 해석해 잘못된 경제 현실을 전달한다는 비판이 나오면서 서로가 가짜뉴스라고 비난하는 볼썽사나운 상황까지 연출하고 있다.

19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전날 '8월 고용상황 3대 고용지표 모두 크게 개선'이라는 제목의 카드뉴스와 영상을 홈페이지, 유튜브 등에 올렸다. 그러면서 "8월 고용 개선과 2분기 가계동향 결과는 매우 고무적이며, 또한 의미 있는 변화"라고 자평했다.

근거로 제시된 지표는 취업자 수, 실업률, 고용률이다. 통계청이 지난 11일 발표한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45만2000명 증가했다. 8월 기준으로 지난 2014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실업률은 1%포인트 감소한 3.0%를 기록, 역대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15세 이상 고용률은 61.4%로 8월 기준으로는 1997년 이후 22년 만에 최고치다.

같은 날 고용노동부도 '고용회복세 뚜렷!…8월 고용동향 팩트체크'라는 제목의 글을 '정책브리핑' 사이트에 올렸다.

지난 한 주 동안 정부는 이같은 역대 '최대·최고' 지표를 활용해 전방위적으로 홍보에 나섰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지난 11일 방송 출연을 시작으로 개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페이스북 게시물 2차례(11·17일), 전날 경제활력대책회의를 통해 반복적으로 고용 개선을 강조했다. 기재부가 지난 11일 배포한 '8월 고용동향 분석자료'를 통해 평소와 달리 역대 최고, 최저라는 표현을 각각 9번, 7번 사용한 것은 홍 부총리의 지시라고 알려졌다.

여기에 청와대까지 동참했다. 황덕순 청와대 일자리수석비서관은 15일, 문재인 대통령은 16일 각각 기자브리핑,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지난달 고용지표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하지만 일주일 가까이 지속되는 자가발전식 홍보에 비판 목소리가 곳곳에서 나왔다. 실제로 지난달 취업자 수 급증은 최악의 고용상황을 보였던 1년 전 수치에서 비롯된 기저효과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아울러 취업자 수 증가폭의 86%가량이 60대 이상 고령층에 집중됐다. 반면 40대와 30대 취업자 수는 23개월째 감소세를 이어갔다. 제조업 부문 취업자 수가 역대 최장 기간(17개월) 감소세를 기록했다. 구직단념자 수는 54만2000명으로 통계 작성 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경기 침체 그림자가 점점 더 짙어지는 상황에서 정부가 우리 경제의 '부정적인 면'은 덮고 '긍정적인 면'만 애써 부각하는 ‘아전인수’식 정책 홍보에 피로감을 느낀다는 비판이 나왔다. 체감 고용 상황과 괴리가 있기 때문이다. 야당인 자유한국당은 정부의 홍보를 '낯뜨거운 가짜뉴스'라고 지적하고 대통령의 사과까지 요구했다.

긍정적인 통계 지표는 칭찬하면서도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에 집중하는 모습도 함께 보여야 한다는 조언이다. 김정식 연세대 교수는 "노인일자리 비중이 높지만 그래도 취업자 수가 늘어났다는 점은 긍정적"이라면서 "다만 재정일자리가 얼마나 지속될 수 있을지가 문제다. 정부는 3040대 일자리를 늘리고 질 높은 정규직 자리를 늘려 경제활력을 살리는 데 집중해야 할 과제를 안고 있다"고 말했다.

kwat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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