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파주에 이어 연천에서도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하면서 확산 우려가 점차 현실화하고 있다. 아직 단정하기엔 이르지만, 두곳 모두 경기 북부지역으로 북한과의 접경지에서 매우 가깝다는 점에서 북한에서의 유입 가능성이 높아지는 상황이다. 파주 첫 발생지와는 달리 연천의 경우 전염 가능성이 큰 거리에 돼지 농가가 5곳이나 위치하고 있다. 문제의 농장 반경 500ｍ 안에는 2개 돼지 농가에 4500여 마리, 반경 3㎞ 안에 3개 농가가 8500여 마리를 사육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연천군 의심 돼지의 시료를 채취해 정밀검사한 결과, 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확진했다고 18일 밝혔다. ▶관련기사 2면

의심 신고된 연천군 백학면의 양돈농장은 돼지 2000여 마리를 사육 중이며, 어미돼지 한 마리가 폐사하자 전날 오후 2시께 경기도 축산 방역 당국에 신고했다.

이로써 전날 파주시에서 국내 최초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확진된 후 연이틀 두 건이 발생했다. ‘돼지 흑사병’으로 불리기도 하는 이 질병은 사람에게는 전염되지 않는다. 아직 백신이나 치료 약이 개발되지 않았다. 그러나 돼지는 한번 감염되면 폐사하는 치명적인 병이다. 따라서 시중 돼지고기는 안심하고 섭취할 수 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돼지열병 발생을 닭고기 등 대체식품 가격이 불안정한 것과 관련, “유사시 축산물 가격안정대책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농식품부는 파주·연천에서 진행되는 돼지 살처분이 돼지고기 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전망했다. 농식품부는 “17일 현재 돼지고기 도매가격이 전날보다 32.4% 상승한 것은 가축 이동중지명령에 따른 단기간 물량 부족을 우려한 중도매인이 선제적으로 물량을 확보하면서 발생한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농식품부는 “향후 돼지고기 수급·가격변동 상황을 예의 주시하면서 농협, 생산자단체 등과 긴밀하게 협조해 대응하겠다”면서 “아프리카돼지열병에 걸린 가축은 전량 살처분 매몰 처리해 유통되지 않는 만큼 안심하고 돼지고기를 소비해달라”고 당부했다. 두번째 발생 농가는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진 판정을 받은 파주 농가와 역학관계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황해창 기자/hchw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