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가 새로운 수장으로 정호영〈사진〉 LG화학 사장을 전격 선임, 생산성과 수익성 두마리 토끼 잡기에 나섰다. LG디스플레이는 현 대표이사인 한상범 부회장이 사의를 표명함에 따라 16일 긴급 이사회에서 정호영 사장을 선임, 17일부터 집행임원으로서 공식 업무를 시작했다.

내년 3월 주총과 이사회를 통해 대표이사로 선임될 예정이다.

전격적인 새 CEO 선임은 ‘책임경영’과 ‘성과주의’라는 LG의 인사 원칙이 작동한 결과로 해석된다. LG디스플레이는 새 사령탑을 중심으로 사업전략을 재정비하는 한편, 조직분위기를 쇄신해 현재의 위기상황을 극복하기를 바라는 한 부회장의 뜻을 존중해 사퇴의사를 수용했다고 전했다.

정호영 사장은 LG전자 영국 법인장을 거쳐 주요 계열사에서 CFO(최고재무책임자) 및 COO(최고운영책임자) 등을 거쳤다. 특히 2008년부터 6년 동안 LG디스플레이 CFO로 재직하며 사업전략과 살림살이를 책임진 바 있어 디스플레이 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깊다는 평을 받고 있다. 사업 구조의 대대적 전환에 직면한 LG디스플레이에 적잖은 변화가 예상된다.

앞서 한상범 부회장은 2012년 LG디스플레이 CEO로 취임한 이래 2017년 4분기까지 23분기 연속 흑자를 달성하는 등 대형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시장의 개척자로 TV 시장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하지만 최근 중국의 저가 LCD 공세와 대형 OLED 패널 공급 부족에 따른 시장점유율 확대 지연 등으로 ‘역성장’을 기록하며 고전해 오고 있다.

지난달에는 한 부회장의 ‘마지막 업적’으로 꼽히는 중국 광저우 8.5세대 OLED 패널 공장이 가동에 들어갔다. LG디스플레이의 미래로 꼽히는 이곳에서는 고해상도의 55, 65, 77인치 등 대형 OLED를 주력으로 생산하게 된다. 월 6만장(유리원판 투입 기준) 생산을 시작으로 2021년에는 최대 생산량인 월 9만장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현재 파주 OLED 공장에서 월 7만장 규모로 생산중인 물량과 최근 3조원 추가 투자를 발표한 월 4만5000장 규모의 파주 10.5세대 OLED 공장인 P10이 2022년 가동하면 연간 1000만대 이상 제품의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 신임 사장의 역할은 이렇게 마련된 기틀을 토대로 대형 OLED 생산의 투트랙 체제에서 규모의 경제를 달성해 생산성과 수익성을 확보하는 데 모아질 전망이다. 또 대형 OLED 패널 시장에서 경쟁사들과 격차를 확실히 벌려 시장의 1위 지위를 확고히 하는 데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태형 기자/th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