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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라이프 칼럼-박인호 전원칼럼니스트] ‘충동 귀농귀촌’ 보다 ‘옥상텃밭’이 낫다

  • 기사입력 2019-09-17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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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결혼 후 처음 마련한 내 집은 경기도 고양시에 들어선 소형 미분양 아파트였다. 당시 계약 전에 현장을 보기 위해 지하철역에서 내려 걸어가고 있었는데, 저 멀리서 뻐꾹새 소리가 들려왔다. 내 집 계약을 결정지은 자연의 소리였다.

2010년 가을 필자 가족이 강원도 홍천으로 향한 데는 아내의 의견도 컸지만, 내 안에 내재한 자연으로의 귀소본능이 작동했다고 믿는다. 어머니 품속 같은 자연이 주는 평안과 힐링, 생명에 대한 원초적 갈망이 그것이다.

도시민(특히 50~70대)이라면 대개 자연으로의 귀소본능을 간직하고 있다. 사실 2009년 시작된 귀농귀촌 전성시대는 베이비부머(1955~63년생)의 퇴직, 거미줄 교통망과 스마트 시대, 삭막한 도시화에 대한 반작용 등 여러 요인이 맞물리면서 이 귀소본능을 한껏 자극한 결과가 아닐까 한다.

그럼 만 10년째인 지금은 어떨까. 귀소본능을 좇는 귀농귀촌은 여전히 유효한가.

최근 한 귀농귀촌 행사에서 9년 전 귀농한 이를 만났다. 서울 아파트를 처분해 귀농에 올 인한 그는 이후 치열하게 농사를 지어 꽤 성공한 모델로 자리를 잡았다. 하지만 지난해 무리하게 농사일을 하던 중 두 번이나 병원으로 실려 가는 시련을 겪으면서 “이건 아니다”라는 후회와 자괴감이 밀려왔다고 고백했다. (안타깝게도 이런 사례가 적지 않다.)

반면 애초 도시 내 차선책을 택하기도 한다. 2012년 가을 인천에 사는 한 중년 여성이 필자의 홍천 집을 찾아왔다. 그녀는 대화 내내 시골에 살고 싶다며 안달했다. “신중하게 결정하시라”는 조언을 했다. 이후 그녀는 여러 지역을 답사하고 귀농귀촌의 실태를 알아가면서 스스로 귀소본능을 제어했다. 대신 자신의 현실적인 여건을 고려해 도시의 단독주택으로 이사했고, 그 옥상 텃밭에서 소소한 행복을 가꾸며 살고 있다.

귀농귀촌 전문가이자 강사로 활동 중인 필자는 올 들어 뜻하지 않게 도시농업 교육생들을 두 차례 만났다. 강의요청을 받고 처음엔 망설였는데, “도시농업 교육생 중 시골생활을 갈망하는 이들도 꽤 있다”는 설명을 듣고서는 적극적으로 강의준비를 했다.

놀랍게도 도시농업 교육생들의 강의 몰입도가 예비 또는 초보 귀농귀촌인들 보다 더 높았다. 자연을 갈망하는 그들의 눈빛은 억대부농이나 낭만적인 전원생활을 추구하는 상당수 귀농귀촌 교육생들보다 더 순수하게 다가왔다. 도시농업이 시골생활로 이어지는 징검다리가 될 수도 있고, 그 자체로 차선책도 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자연으로의 귀소본능은 도시 탈출의 동인이다. 그러나 앞뒤 재지 않고 충동적으로 덜컥 일(귀농귀촌)부터 저질러놓고 이후 뒷감당을 못해 쩔쩔매는 사례를 자주 보게 된다. 철저한 준비 없이 귀소본능에만 내맡길 경우 그의 시골생활은 ‘짧은 만족, 긴 후회’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

시골에서 산다고 해도 힐링 평안 생명 등 자연이 주는 가치를 깨닫고 얻지 못한다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사람관계는 물론 돈과 명예, 권력에의 집착은 도시나 농촌이나 큰 차이가 없다. 도시의 옥상에서도 자연의 가치를 발견하고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다면 무리하게 귀농귀촌할 이유는 없다고 본다. 충동적인 귀농귀촌 보다는 차라리 도시농업이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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