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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Insight-백승원 KOTRA 상파울루무역관 과장]브라질의 정(情) 문화와 비즈니스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정(情)이라는 문화가 존재한다. 이 문화는 우리나라에만 유일하게 존재하는 관용 문화로 인식돼 왔다. 가끔 외국인에게 한국의 정에 대해 설명하려 하면 적합한 단어를 찾기 어렵다. 영어로 한국의 정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설명되지 않는다.

브라질 문화에도 정이라는 것이 존재한다. 브라질의 정(情) 문화는 브라질 사람들 특유의 친절함, 관대함, 개방성을 바탕으로 형성된다. 브라질의 역사학자 세르지우 부아르끼 지 올란다(Sergio Buarque de Holanda)는 자신의 저서 ‘브라질의 뿌리(Raizes do Brasil)에서 이러한 브라질 사람들의 성향을 ’친절한 사람‘이라는 뜻의 ’어맹 꼬르지아우(Homem Cordial)‘라는 단어로 표현했다. 외부인에게 친절하고 개방적이며 낙천적인 브라질 사람들 특유의 성향을 표현한 것이다.

브라질 사람들의 이러한 성향을 이해하는 것은 현지에서 비즈니스를 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하다. 브라질 사람들은 비즈니스 관계를 맺기에 앞서 친구가 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비즈니스 미팅에 있어서도 단도직입적으로 본론에 들어가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업무 이야기에 앞서 사교적인 내용의 대화들로 많은 시간을 채운다.

브라질에서 비즈니스를 하려면 이런 국민성을 미리 알아두면 도움이 될 것이다.

제품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하더라도 직설적이고 싫은 소리를 잘 하지 않는다. 우선 제품의 장점에 대해 칭찬하고 실제 거래가 성사될 것처럼 관심을 보인다. 그러나 이후 거래에 대한 구체적인 메일을 보내면 반응이 더디고 답장이 없을 때도 종종 있다. 우리 기업들은 이러한 브라질 바이어들의 암묵적인 거절에 당황한다.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길 원하고 빠른 결정을 요구하지만 오히려 이러한 행동으로 인해 관계를 망치기도 한다. ’빨리 빨리 문화, 혹은 명쾌한 것을 좋아하는 우리의 문화와는 사뭇 다르다.

브라질의 이러한 문화를 잘 활용하면 장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브라질은 중국에 버금가는 관계주의 사회다. 우선 바이어와 신뢰관계를 잘 구축하고 거래를 시작하면 웬만해선 거래처를 쉽게 변경하지 않는다. 많은 기업들이 합리성에 의해 신속하게 결정하고 움직이기보다 조금 손해를 보더라도 지속적으로 거래를 하는 성향이 강하다. 당장의 이득을 위해 거래선을 변경하기보다 이미 구축된 신뢰관계를 유지하는 편을 택한다. 이게 바로 에너지와 시간을 들여 브라질 바이어들과 함께 편안한 시간을 보내고 신뢰할 수 있는 관계 구축을 해야 하는 이유다. 조직적이고 효율적인 업무 중심적 시간보다 개인적인 시간을 함께 보내 서로가 정말 괜찮은 파트너인지 확인하고 관계 중심적 신뢰를 구축해야 한다.

비즈니스에 있어 신뢰에 대한 중요성은 모두 공감하나 신뢰를 구축하는 방법은 나라마다 다르다. 브라질 시장 진출을 준비하는 우리 기업들은 브라질 기업들과 어떻게 정서적으로, 혹은 감성적으로 신뢰관계를 구축할 것인지에 대해 고민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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