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서울 자사고-시교육청, 이번엔 추가모집 놓고 ‘갈등’
자사고 7곳 “면학 부정적” 보이콧
시교육청 “9일까지 입학요강 제출”
중3 학생·학부모, 혼란만 가중

올해 운영성과(재지정) 평가를 놓고 갈등을 빚었던 서울시교육청과 자율형사립고(이하 자사고)가 신입생 추가모집을 놓고 또한번 격돌하고 있다. 2020학년도 서울 고교 입학전형 일정을 앞두고 일부 자사고들이 ‘추가모집 보이콧’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9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6일 오후 6시 기준으로 서울지역 자사고 21곳 중 7곳의 2020학년도 신입생 입학 전형 요강이 미승인됐다. 시교육청은 추가모집을 하지 않겠다는 자사고 7곳의 명단은 공개하지 않았으나, 모두 올해 자사고 지정취소 처분을 받았다가 법원에서 행정처분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져 자사고 지위를 임시로 유지하게 된 학교들로 알려졌다.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에 따라 고입전형 기본계획에 수정이 필요한 경우 3개월 전까지 변경해 공고해야 하는데 올해 서울 후기고 입학전형 시작이 12월9일인 만큼, 지난 8일이 변경·공고 마감일이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올해 자사고 지정취소 효력정지 가처분이 이뤄진 지 일주일밖에 안 됐다는 점 등을 고려해 9일까지 한 번 더 입학요강 계획을 내라고 한 상태”라며 “현재로선 추가모집 계획이 없인 올해 신입생 선발을 진행하지 못하는 게 원칙”이라고 말했다.

자사고 측은 시교육청이 정한 추가모집 시기가 부당하다고 판단해 추가모집 계획을 제출하지 않고 있다. 교육청이 올해 3월 발표한 고교입학전형 기본계획에 따르면 자사고는 지원자 미달 시 학기 시작 전인 1월 추가모집을 마쳐야 하는데, 이 경우 자사고는 일반고를 지원해 떨어진 학생들을 대상으로 추가 지원을 받는다. 자사고 측은 일반고 탈락생이 자사고 학업을 따라오기 어려워 면학 분위기에 부정적 영향을 주며, 개학 이후 이들이 애초 가고자 했던 일반고로 대거 전학을 가면서 학교 운영이 파행을 겪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 같은 모집 방식이 자사고 죽이기의 일환이라는 시각이다.

반면 시교육청은 자사고가 일반고의 우수학생을 빼내 오기 위해 교육청이 정한 추가모집 시기에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지난 2018학년도 고입까지는 자사고가 전기로 학생을 선발했기 때문에 일반고 원서접수에 앞서 추가모집을 할 수 있었다. 당시엔 특목고·자사고를 지원했다가 탈락한 학생도 추가모집에서 자사고에 지원하는 게 가능했다. 이에 일반고에서는 “자사고가 우수학생을 데려가는 바람에 피해를 본다”는 불만이 쏟아졌다.

추가모집을 놓고 시교육청과 자사고가 또다시 격전을 벌이면서 애꿎은 중3 학생들과 학부모만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입시업계 관계자는 “올해 재지정 평가에서 탈락한 자사고에 지원자가 예년보다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교육당국과 자사고의 갈등이 지속되면서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고입 일정 불확실성에 큰 혼란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박세환 기자/greg@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