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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학자가 본 식민지 근대화론(도미유리 유타카 지음,지식산업사)=일제강점기 경제를 바라보는 시각은 식민지근대화론과 수탈론으로 나뉜다. 최근 베스트셀러로 화제가 되고 있는 ‘반일종족주의’는 전자에 속한다. 저서 ‘3.1독립만세운동과 식민지배체제’에서 일제가 조선에 뒤늦게 투자하면서 식민지 근대화론을 선전했음을 지적한 바 있는 저자는 이 책에서 일제강점기 토목업을 둘러싼 조선경제의 실상을 파헤치며, 장밋빛 발전의 허구를 낱낱이 드러낸다. 저자는 재정분야의 정치권력 개입 사례인 철도 및 수리조합사업의 경우, 일본인 토목청부업자들이 총독부와 유착해 많은 이익을 취하고, 경인 경부철도 공사에서 보듯 조선인 청부업자들을 배제시켜 나갔다고 밝힌다. 총독부 통계자료, 칙령은 물론 당시 토목건축업협회 잡지 등을 샅샅이 조사해 조선으로 투자된 막대한 자금이 어디로 흘러갔는지, 그 결과 조선의 경제가 얼마나 피폐해져 갔는지 실상을 설득력있게 제시한다.

▶빛의 과거(은희경 지음, 문학과지성사)= 2012년 ‘태연한 인생’ 이후 7년 만에 내놓은 장편소설. 70년대 여대 기숙사를 배경으로 룸메이트들을 통해 당시 문화와 시대상, 서로 다름과 차이를 세밀하게 그려나간다.이야기는 중년 여성 김유경이 오랜 친구 김희진의 소설 ‘지금은 없는 공주들을 위하여’를 읽게 되면서 시작된다, 대학동창이지만 둘은 절친도, 그렇다고 소원한 관계도 아니다. 어쩌다 보니 가장 오랜 친구가 된 사이다. 같은 시공간에서 생활했지만 둘이 기억하는 건 전혀 다르다, 룸메이트들은 각자 낯선 인생의 문 앞에서 긴장하고 두려워하며 자기인생을 만들어가는데, 김유경은 말더듬증이라는 약점 때문에 말과 행동이 필요한 순간 입을 다문다. 회피를 방어의 수단으로 내세운 것이다. 그런가하면 누군가는 욕망에 충실하며 자신의 취향을 발전시키고, 누군가는 주목받는 삶을, 또 다른 이는 실제의 삶과 지향점이 다른 삶을 산다. 일곱 여성들이 살아낸 당시의 문화와 시대의 디테일한 결은 소설의 풍경을 풍요롭게 해준다.

▶플레이버 보이(장준우 지음, 어바웃어북)=음식과 풍미를 결정하는 핵심기술은 숙성이라고 한다. 숙성은 어떤 재료에 담가 숙성시키느냐가 관건. 요리는 인문학과 역사에 버무려낼 때 가장 감칠맛이 나는가보다. ‘미각 소년’이란 별명을 가진 셰프 장준우의 미각여행은 그 성공의 공식을 찾는 여정처럼 보인다. 저자는 최고의 음식을 찾아 이탈리아와 스페인, 프랑스를 거쳐 스칸디나비아 반도에 이르기까지 수없이 국경을 넘으며 맛을 찾아나선다.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네 시간 차를 달려 시골 마을 히메네스 데 하무스에서 찾은 최고의 스테이크, 프랑스 독보적인 굴의 명성을 찾아 파리에서 왕복 600km가 넘은 거리를 달려 캉칼이라는 작은 어촌을 찾은 것은 입의 쾌락때문만은 아닌듯하다. 이탈리아 산촌에서 맛본 포르치니 버섯요리, ‘천국의 맛’으로 부를 많안 벨기에 수도원의 맥주, 스페인 갈라시아 지방의 명물 문어요리인 폴포 아 페이라, 지중에 바다에서 잡힌 갑각류의 껍질로 만든 비스크 소스 등 최고의 음식과 풍미는 몸의 감각들을 팽팽하게 자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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