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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엔 “北 핵·미사일 프로그램 지속 개선…제재위반 여전”
-대북제재위 보고서 “北 미사일방어망 뚫을 능력 향상”
-새로운 기법 활용한 석탄 수출 등 제재회피 수단 진화
-北 사이버 해킹 능력 강화…“제재시 사이버 초점 권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대북제재위는 5일(현지시간) 공개한 보고서에서 북한이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시험발사를 중단한 상태에서도 핵미사일 프로그램 개선 작업을 지속중이라고 밝혔다. 사진은 보고서에 실린 양강도 회정리 ICBM 기지 지하시설 개발 정황. [헤럴드DB]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유엔은 북한이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시험을 중단하고 있지만 핵·미사일 프로그램 개선 작업을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새로운 기법을 동원해 금지된 석탄을 수출하는가하면 선박 간 불법 환적을 통해 정제유를 획득하는 등 여전히 제재를 위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북한은 특히 전세계 금융기관과 가상화폐거래소 등에 대한 사이버 해킹 능력을 강화함으로써 국제사회의 제재에 적극 대응하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고도 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대북제재위는 5일(현지시간) 이 같은 내용의 142페이지에 달하는 보고서를 공개했다. 지난 2월부터 8월초까지 대북제재위 전문가패널의 자체 조사와 유엔 회원국들의 협조로 확보한 내용을 종합한 반기 보고서다.

▶北, 영변 핵시설 경수로 건설작업 지속=대북제재위는 보고서에서 익명의 유엔 회원국을 인용해 북한의 영변 우라늄 농축시설이 여전히 가동되고 있다고 했다. 영변 핵시설 경수로 건설작업과 구룡강 준설작업 관찰도 지속되고 있으며, 유지보수를 위한 것으로 보이는 방사화학실험실 활동도 가끔 포착된다고 전했다. 다만 영변 핵시설의 5MW 원자로 가동 징후는 확인되지는 않았으며 많은 회원국이 원자로에서 사용한 핵연료봉을 재처리시설로 옮겼는지에 대해 판단은 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프로그램과 관련해서는 지난 5월 두 차례 시험발사한 새로운 종류의 단거리탄도미사일(SRBM)과 7월 시험발사한 신형 전술유도무기가 고체연료 생산과 이동식발사대(TEL)를 이용한 기동성 등 탄도미사일 구성품을 숙달할 능력과 탄도미사일 방어체계를 뚫을 수 있는 능력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밝혔다. 특히 5월 시험발사한 SRBM은 비행 궤적이 기존 스커드미사일보다 평탄화돼 미사일방어체계를 뚫을 수 있는 능력이 향상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북한이 제재에도 불구하고 미사일 생산 체인을 토착화하고 있으며 SRBM 진전은 중거리탄도미사일(MRBM)과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 ICBM 등 전체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에 도움을 주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밖에 북한은 함경남도 함흥 미사일공장 등에서 연구개발과 생산을 활발히 하고 있으며, 황해북도 삭간몰 미사일기지에서 지하시설로 연결되는 2개의 갱도 입구가 관찰되고 양강도 회정리 ICBM기지 지하시설 개발에서 진전이 이뤄지는 등 주요 미사일시설의 지하화도 추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北 바지선 이용해 제재 우회 석탄 수출=대북제재위는 보고서에서 북한이 국제사회의 제재망을 우회해 정체유와 석탄 등 밀거래를 계속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북한이 심야 환적, 선박자동식별장치(AIS) 미작동, 변칙항로, 해상배회, 서류조작 등 기존 방식에 더해 바지선을 활용하는 등 ‘새로운 제재 회피 기법’을 동원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북한 선박이 일단 해상에서 바지선으로 석탄을 옮겨 실은 뒤 다시 바지선들이 가까운 항구로 이동해 하역하는 형태다. 북한 선박이 정상적인 절차를 밟아 입항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바지선을 이용해 석탄을 운송한다는 것이다. 유엔 안보리는 지난 2017년 채택한 대북결의 2371호에서 북한산 석탄 수출을 전면 금지했다.

대북제재위는 북한이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유엔제재가 허용한 연 50만배럴 한도를 초과한 정제유를 불법환적으로 취득했다는 내용의 미국의 보고서도 소개했다. 미국은 지난 6월 한국을 포함해 25개의 서명을 받아 해당 보고서를 대북제재위에 제출했으며 북한에 대한 추가 정제유 반입 중단 조치를 촉구한 바 있다. 다른 나라 깃발을 게양한 선박의 정제유 공급 의혹과 관련해 베트남 국적의 ‘비엣 틴 1호’는 지난 2월26일 남포에서 포착됐는데, 출항지인 싱가포르에서 출항할 때 애초 목적지로 한국 울산을 신고하기도 했다.

▶北정찰총국, 사이버 공격으로 최대 20억달러 벌어=대북제재위는 아울러 북한의 새로운 제재 회피수단으로 사이버 공격을 거론하며 가상화폐 획득 기술이 상당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북한은 정찰총국 산하 해커부대인 121국 등을 통해 지난 2015년 12월부터 올해 5월까지 최소 35차례 사이버 해킹을 감행해 최대 20억달러(약 2조4000억원)를 벌어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향후 추가적인 대북제재가 이뤄진다면 안보리는 사이버 공격의 심각성에 초점을 맞출 것을 권고한다”며 “가상화폐나 가상화폐거래소 뿐 아니라 은행이 아닌 금융기관까지 포함해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모두 17개국을 상대로 사이버 공격을 감행했으며 한국의 피해 건수가 10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인도 3건, 칠레와 방글라데시가 각각 2건 순이었다. 대북제재위 전문가패널에서 활동했던 스테파니 클라인 알브라트는 미국의 북한전문사이트 38노스에 “북한이 사이버 분야에서 얼마나 많이 발전하고 있는지를 지켜보는 것은 놀라운 일”이라면서 북한의 사이버 공격이 갈수록 정교해지고 있으며 저위험 고수익이라는 이점 때문에 공격 행태가 점점 악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밖에 보고서는 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전용차 메르세데스 마이바흐 S600을 비롯한 고급 리무진과 보드카 등 금지하고 있는 사치품 구매를 지속하고 있다고 적시했다.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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