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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르포]일본 반도체 업체 “고객사가 콕 집어 삼성 생산 요구해요”
-‘삼성파운드리포럼재팬’ 320여명 참석 작년보다 성황
-정은승 사장 “일본업체와 변함없는 협력관계 구축”
-한일갈등 격화속 3나노 EUV공정 등 초격차 과시
삼성전자 정은승 파운드리 사업부장이 4일 일본 도쿄 인터시티홀에서 열린 '삼성 파운드리 포럼 2019 재팬'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헤럴드경제=도쿄(일본) 천예선 기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로 삼성을 선택한 이유는 반도체 회로설계를 의뢰한 고객사가 직접 삼성을 콕 집어 여기서 생산해달라고 요구하기 때문입니다.”

한일 경제전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일본 심장부 도쿄에서 열린 ‘삼성파운드리포럼재팬’에 참석한 한 일본 반도체 설계전문회사 관계자가 한 말이다. 2030년까지 133조원을 투자해 메모리반도체는 물론 시스템반도체 세계 1위를 천명한 삼성전자의 ‘초격차’ 기술력에 대한 일본 업체들의 신뢰도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날 포럼에 참석한 현지 업체들은 한일관계 악화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큰 영향은 없다”면서도 “지금과 같은 관계가 지속된다면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삼성 “일본 고객사와 변함없는 협력관계 구축”= 삼성전자는 지난 4일 일본 도쿄 시나가와 인터시티홀에서 ‘삼성파운드리포럼(SFF) 2019 재팬’을 개최하고 일본 고객사와 비전을 공유했다. 아베 신조 일본 정부가 지난 7월 수출규제 품목으로 반도체 핵심소재를 정밀타격하는 등 경제보복이 확전하는 와중에 예정대로 행사를 진행해 삼성의 첨단 EUV(극자외선) 미세공정 등 기술력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로 3회째를 맞는 일본 파운드리포럼에는 소니, 도시바, 톳판인쇄(TOPPAN), DNP(다이닛폰프린팅),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가 최대주주인 영국계 ARM까지 유수의 현지 반도체 업체들이 대거 참여했다. 총 참석인원은 320여명으로, 작년(280명)보다 15% 가량 늘었다.

정은승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사장은 이날 기조연설를 통해 “삼성전자는 전 세계에서 파운드리포럼을 개최해 고객 파트너사들과 투명하고 신뢰있는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있다”며 “일본에서도 그 활동은 변함없다”고 강조했다. 한일관계 악화에도 일본 고객사들과의 협력을 흔들림없이 강화해 2030년 시스템반도체 1위를 달성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으로 해석된다.

정 사장은 이날 삼성의 반도체 성공 역사를 일본 고객사를 대상으로 자세히 설명하면서 “4차 산업혁명시대가 본격화하면 5G(5세대 이동통신), IoT(사물인터넷), AI(인공지능) 등에서 삼성이 개발·생산하고 있는 반도체 제품들이 많은 역할을 할 것”이라며 ‘초격차’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러면서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엑시노스9825 등 7나노(1㎚는 10억분의 1m) EUV공정 기반 제품과 지난 4월 업계 최초로 개발에 성공한 5나노 공정, 내년에 본격 가동 예정인 화성 EUV 전용 생산라인 등을 중점적으로 소개했다. 또 2021년 양산 예정인 3나노 공정과 패키지 분야의 앞선 기술력을 선보이며 일본 협력사와 유기적 협력을 거듭 다짐했다.

이날 포럼에 참석한 일본의 팹리스(반도체 생산라인이 없는 설계전문회사)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D램·낸드 넘버1, 이미지센서 넘버2, 파운드리도 대만의 TSMC에 비해 생산은 뒤처져 있지만 종합적인 반도체 회사로 봐야 한다”며 “재작년이나 작년에 비해 공정 스케줄이 크게 업데이트되지 않았지만 메모리 뿐 아니라 파운드리에서도 선도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평가했다.

삼성파운드리포럼재팬은 기등록된 반도체 업계 관계자 이외에는 출입이 엄격히 통제됐다. 출입은 1, 2차 로비를 거쳐야 행사장으로 입장할 수 있는 이중 보안을 실시했다. [사진=(일본 도쿄) 천예선 기자
삼성파운드리포럼재팬에는 320여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사진=(일본 도쿄) 천예선 기자]

▶日업체 “한일갈등, 당장 피해 없지만…”= 한일관계 악화와 관련해서는 “정치와 경제는 별개로, 아직까지 영향은 없다”는게 일본 반도체 업계의 중론이었다.

삼성전자에 포토마스크(유리기판 위에 반도체 미세회로를 형상화하는 원재료)를 공급하는 톳판인쇄 관계자 조차 “반도체는 안정돼 있어 걱정스러운 점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도시바 관계자는 “정치문제가 기술 비즈니스에 영향을 주고 있진 않다”면서 “앞으로 삼성파운드리포럼과 같은 민간 행사가 계속 열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만 일부 관계자들은 “지금처럼 좋지 않은 관계가 계속된다면 향후 어려움이 생길수도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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