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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유 시황 약세 속 알뜰주유소라도 잡자”…국내 점유율 경쟁도 ‘후끈’
알뜰주유소 1부시장에 SK에너지·S-OIL…2부시장에 한화토탈 선정
“시황 좋을 땐 수출 주력…시황 떨어지면 내수 방어에도 적극 전략”
알뜰주유소 [연합]

[헤럴드경제=이세진 기자]지난해 말 수년간의 ‘슈퍼사이클(초호황기)’를 떠나보낸 정유업계가 올들어 시황이 급격히 악화되면서 사업 전열을 재정비하고 있다. 마진이 좋을 때 제품 수출에 주력해 수익성을 끌어올리던 정유사들이 최근에는 알뜰주유소 입찰 등을 통한 내수 점유율 확대 및 방어에도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이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완료된 알뜰주유소 유류공급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정유사들의 치열한 물밑 ‘눈치 싸움’이 벌어졌다. 일반적으로 정유사들에게 알뜰주유소는 ‘계륵’과 같은 존재로 여겨져 왔다. ‘리터당 100원 싼 주유소’를 표방했 온 알뜰주유소에 유류를 공급하는 것이 이익이 박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정제마진 등 시황의 급격한 악화로 수출에 주력해 오던 정유사들이 내수 물량 확대에도 눈을 돌리면서 알뜰주유소 입찰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분위기가 감지됐다.

알뜰주유소 유류공급 시장은 1부와 2부로 나뉘어져 있다. 1부 시장은 정유사들만 참여 가능하고 유류 공급과 수송까지 맡는다. 2부 시장은 석유생산업체와 유통·수입사들도 참여할 수 있다. 석유공사가 해당 사업자로부터 직접 석유제품을 구매해 일선 알뜰주유소에 공급하는 형식이다.

앞서 지난 7월 진행된 1부 시장 유류공급자 입찰에선 중부권(경기·강원·충청)은 SK에너지, 남부권(영남·호남)은 에쓰오일(S-Oil)이 각각 선정됐다. 두 업체는 이달부터 2021년 8월까지 2년간 각각 25억리터씩 알뜰주유소 유류 공급을 맡게 된다.

2부 시장에서는 최근 한화토탈이 공급사로 선정돼 오는 10월부터 2021년 9월까지 2년간 추가옵션 물량을 포함해 최대 1억7000만리터를 공급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정유사들만 참여 가능한 1부 시장은 물론 지속적으로 한화토탈이 선정돼 온 2부 시장에서도 정유사들이 내수 판매량 확대를 고려해 파격적인 입찰가를 제시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특히 최근 내수 점유율이 지속적으로 줄고 있는 SK에너지 등 정유사들이 알뜰주유소를 통해 작은 파이로나마 확대를 꾀한다는 관측도 나왔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2007년 32.6%로 부동의 1위였던 SK에너지의 내수 석유제품 판매 점유율은 지속 하락해 2017년 기준 22.9%를 기록했다. 같은 해 GS칼텍스는 19.6%, 현대오일뱅크는 10.9%, S-OIL은 15.3% 점유율을 가져갔다. 특히 S-OIL은 10년 전 10.5%대 점유율에서 크게 확대됐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알뜰주유소 입찰은 이익이 매우 적거나 거의 없기 때문에 시황이 좋을 때는 수출에 집중하고 알뜰주유소 입찰에는 소극적이었지만, 시황 예측이 어렵기 때문에 내수까지도 고려해야 한다”면서 “특히 정유사들에게 마켓셰어는 상당히 민감한 문제라 점유율 방어 측면에서 알뜰주유소를 무시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jin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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