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가계와 기업 등 민간 살림은 팍팍해졌다는 평가가 나왔지만 나라 살림 만큼은 넉넉했다. 정부와 공기업을 아우르는 공공부문의 수지(수입-지출)는 약 50조원의 흑자를 기록, 사상 최대 흑자를 나타냈던 전년의 흐름을 이어갔다.

공공부문은 균형을 지향해야 한다. 민간의 조세부담이 적정한 지와, 정부 등의 지출이 합리적인 지 다시 살펴야 할 필요성이 높아 보인다.

한국은행이 4일 발표한 ‘2018년 공공부문 계정(잠정)’을 보면 지난해 공공부문 수지는 49조3000억원 흑자를 보였다. 역대 최고 흑자(54조1000억원)를 냈던 재작년보다 플러스 규모가 4조7000억원 줄었지만 통계 작성 이래로 두번째로 높은 흑자다.

공공부문 총수입은 854조1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5.7% 증가했으나, 총지출이 804조7000억원으로 6.8% 늘었다.

총수입은 조세와 사회부담금 수입을 중심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조세 수입은 380조9000억원으로 전년보다 32조6000억원 증가했다.

작년에 전년보다 27조6000억원 늘어난 것에 비해 증가폭이 더 확대됐다. 건강보험, 국민연금 등 사회보험료 납부액인 사회부담금도 작년에 154조원으로 전년대비 10조1000억원이 증가했다. 이 역시 재작년 7조4000억원 늘어난 것보다 규모가 커졌다.

총지출은 최종소비지출과 투자지출, 사회수혜금지출 등이 늘었다.

작년 우리나라의 공공부문 수지는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2.6%였다. 공기업을 제외한 일반정부만 보면 지난해 53조600억원 흑자다.

중앙정부는 국세수입이 늘어 10조9000억원 흑자를 기록했다. 지방정부는 소비 및 복지지출이 지방세 수입보다 더 크게 늘어 흑자 규모(4조4000억원)가 전년(7조원)보다 줄었다.

사회보장기금은 사회보장지출이 사회보험료 수입보다 더 늘어 흑자(38조3000억원)가 전년(42조2000억원) 대비 감소했다. 사회보장기금 흑자가 전체 공공부문 흑자의 77.6%를 차지하고 있다.

공기업의 경우 금융공기업의 수지는 5조7000억원 흑자로 전년(5조3000억원)에 비해 흑자 규모가 커졌다. 수입은 38조2000억원으로 전년대비 3조1000억원 늘어났고, 지출은 32조5000억원으로 2조6000억원 증가에 그쳤기 때문이다.

반면 비금융공기업의 수지는 10조원 적자로 규모가 전년(-4000억원)보다 커졌다.

한은 관계자는 “금융공기업의 경우 대출잔액이 늘어 이자 수입 등이 증가했다”며 “비금융공기업은 매출익이 늘었으나 정부 지원금이 감소해 수입이 줄었고, 투자지출이 늘어나도 원재료 가격 상승 등으로 영업비용이 증가하면서 수지가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서경원 기자/gil@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