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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승기]형(벨라)보다 나은 아우…‘올 뉴 레인지로버 이보크’
-상위모델 ‘벨라’의 디자인 혁신 곳곳에…‘하차감’에 높은 만족감
-21㎜ 확장된 휠베이스, 실내 거주성 개선…트렁크 최대 1383ℓ
-180마력 직렬 4기통 1999cc 디젤 엔진, 2톤 무게 쉽게 밀어내
-느린 센터 디스플레이와 디지털 룸미러 야간 시인성은 ‘옥에 티’
8년 만에 돌아온 ‘올 뉴 레인지로버 이보크’는 상위모델인 ‘벨라’의 혁신적 디자인을 계승한 랜드로버의 막내 모델이다. 승차감보다 하차감의 만족도가 먼저인 ‘시선강탈 아이템’이다.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 제공]

[헤럴드경제=정찬수 기자] 8년 만에 새롭게 돌아온 랜드로버의 막내 ‘올 뉴 레인지로버 이보크’는 한마디로 ‘형보다 나은 아우’였다. 랜드로버 역사상 가장 빠른 판매량 증가를 기록한 1세대의 장점과 상위모델 ‘레인지로버 벨라’의 혁신을 고스란히 담은 것이 특징이다.

얼핏 보면 ‘벨라’의 판박이다. 변경점 곳곳에서 벨라의 세련미가 느껴진다. 랜드로버의 최신 디자인 언어를 아낌없이 부여한 결과다. ‘승차감’에 앞서 ‘하차감’에서 만족스러움을 주는 차는 극소수다. 이보크가 ‘시선강탈 아이템’으로 손색이 없는 이유다.

전·후면 LED 램프는 날렵하게 차체에 녹아들었다. 주간주행등은 광원 6개를 심어 방향지시등을 겸했다. 도어 핸들 역시 ‘벨라’와 같이 잠금 때 차체로 숨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범퍼와 흡기구, 디퓨저도 돌출된 부분 없이 완벽하게 깎아냈다.

실내는 간결함 그 자체다. 물리버튼을 최소화하고 상하 분리된 디스플레이로 정돈된 느낌을 부여했다. 조작감은 다소 불편하지만, 고급감을 우선하는 운전자에겐 큰 만족감을 준다. [정찬수 기자/andy@]

실내는 간결함이 돋보인다. 높은 몸값은 소재에서 먼저 감지된다. 부드러운 가죽과 차가운 금속이 플라스틱을 자연스럽게 덮었다.

운전대부터 계기판, 센터패시아로 이어지는 반들거리는 하이그로시의 느낌도 고급스럽다. 위·아래로 나뉜 10인치 터치스크린은 시각적인 만족도와 함께 공조기능·오디오·내비게이션을 담당했다. 12.3인치 계기판의 선택지도 다양했다. HUD(헤드업디스플레이)의 시인성도 합격점을 줄 수 있었다.

아쉬운 점은 역시 디스플레이의 반응 속도와 조작성이었다. 볼륨조절을 제외한 공조기능을 터치로 택해야 하므로 운전 중 조작이 어려웠다. 화면 전환도 빠르지 않았다. 동승자가 있으면 모를까, 주행 중 어쩔 수 없이 시선을 분산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2세대로 넘어오면서 거주성은 개선됐다. 휠베이스와 뒷좌석 무릎공간이 각각 21㎜, 11㎜ 늘었다. 도어 포켓에는 1.5리터 물병이 들어간다. 트렁크 공간은 591리터다. 2열을 접어 1383리터까지 확장할 수 있다. 차에서 잠을 자는 최근 트렌드인 ‘차박(車泊)’은 어렵지만 활용성은 충분해 보였다.

시승한 ‘D180 R-다이내믹 SE’에 탑재된 엔진은 최대출력 180마력, 최대토크 43.9kg·m의 힘을 낸다. 빠른 반응성은 2톤 무게의 공차중량을 가볍에 밀어낸다. [정찬수 기자/andy@]

시승차인 ‘D180 R-다이내믹 SE 퍼스트 에디션’에는 직렬 4기통의 1999cc 디젤 터보 엔진과 ZF제 9단 자동변속기가 손발을 맞춘다. 최대토크(43.9㎏·m)는 1700rpm부터 발휘된다. 최대출력은 180마력이다. 빠른 반응성은 2톤에 가까운 몸집을 가뿐하게 밀어낸다. 정지상태에서 100㎞/h까지 걸리는 시간은 대략 9초 중반대다. 도심은 물론 고속도로에서 아쉬움은 느껴지지 않았다.

디젤 특유의 소음과 진동은 훌륭하게 억제됐다.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저속 구간에서 모터의 힘으로 구동해주는데, 사실 이마저도 느끼기 힘들다. 일반적인 SUV에서 두드러졌던 고속 주행의 불안감도 없었다. 묵직하게 바닥을 차분하게 밟아가는 느낌이 안정감을 더했다.

‘벨라’가 보여준 역동성도 그대로였다. 높은 차고에도 코너링 탈출 시 조향감이 정확했다. 제동 시 앞으로 쏠리는 현상도 적었다. 거친 노면과 과속방지턱을 넘을 때 느껴지는 단단함도 인상적이었다. 세단의 주행질감을 비교하는 건 다소 무리가 있지만, 콤팩트 SUV만을 놓고 보면 최상위에 두어도 부족하지 않을 기본기다.

‘클리어 사이트 룸미러’는 후방을 투과하듯 보여준다. OFF 버튼을 누르면 그 차이를 느낄 수 있다. 단점은 야간 시인성이다. 낮에는 선명하지만, 밤에는 흑백의 번진 이미지가 보여 아쉬움을 남겼다. [정찬수 기자/andy@]

첨단기능들은 처음엔 낯설지만 사용할수록 편하다. ‘클리어 사이트 룸미러’가 대표적이다. 말 그대로 좁은 후방 시야를 투과하듯 시원하게 보여준다. 작동을 멈추면 밖보다 실내가 비치는 룸미러를 볼 수 있다. 옥에 티라면 야간 시인성이 다소 떨어진다는 점이었다.

‘전자동 지형반응 시스템’도 주목할 특징 중 하나였다. 주행 중 노면을 분석해 엔진과 변속기의 제어 환경을 조절하는 기능이다. 실제 자동모드에만 둬도 다양한 환경에서 높은 만족감을 느낄 수 있다. ‘벨라’처럼 차량의 높낮이 변화가 느껴질 정도는 아니지만 승차감의 차이가 뚜렷하다.

정차를 지원하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과 ‘차선 유지 어시스트’, ‘사각지대 어시스트’ 등 안전 사양도 탑재됐다. 메리디안 사운드 시스템의 음질과 밸런스도 훌륭하다. 스마트 기기와 연동되는 ‘인컨트롤 앱(Incontrol App)’으로 T맵과 실내 온도 조절, 음성 명령 등을 할 수 있어 젊은 운전자라면 더 즐겁게 카라이프를 즐길 수 있다.

HUD(위)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과 내비게이션과 연동돼 국산차 못지 않은 정보를 준다. 주간에도 뚜렷하며, 공조 기능을 활성화하지 않으면 시선 분산을 최소한으로 할 수 있다. 12.3인치 디지털 계기판의 디자인을 바꿀 수 있는 선택지도 다양하다. [정찬수 기자/andy@]

개별소비세 인하를 반영한 ‘올 뉴 레인지로버 이보크’의 가격은 6710만원(D150 S)부터다. 180마력의 엔진과 첨단 사양이 탑재되는 ‘D180 R-다이내믹 SE’은 8120만원, 1997cc 가솔린 터보 엔진을 탑재해 249마력의 힘을 내는 ‘P250 SE’는 7290만원이다.

and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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