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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 수출규제 두 달] 쏟아진 대책…국가 주도 ‘소·부·장 국산화’ 의지 확인
8월 초 본대책 이후 후속대책까지 발표
추경 2700억·내년 본예산 2.1조원 투입
남은 건 민간 영역…“대기업 참여 끌어내야”

일본이 수출 규제 조치를 시행한 이후 우리 정부는 각종 ‘극일(克日)’ 대책을 내놨다. 두 달 새 쏟아진 정책에서 ‘소재·부품·장비 국산화’를 해내겠다는 정부의 의지를 확인했다. 앞으로 민간 영역인 ‘대기업-중소기업’ 사이 협력을 이끌어내는 과제가 남았다는 평가다.

2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7월부터 일본의 수출 규제에 맞대응하는 동시에 소재·부품·장비 국산화 지원 대책을 쏟아내고 있다. 일종의 ‘투트랙’ 전략으로 이번을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고 우리 경제의 ‘맷집’을 키우겠다는 취지다. 단기적으로는 피해가 우려되는 기업을 지원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연구개발(R&D) 지원을 통한 소재·부품·장비 국산화를 이뤄내기 위한 로드맵이 발표됐다.

지난달 5일 정부는 ‘소재·부품·장비 공급안정 및 자립화 대책’을 발표했고, 뒤이어 28일 후속대책인 ‘소재·부품·장비 연구개발 투자전략 및 혁신대책’을 내놨다.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산업 소재 100개 이상을 ‘핵심품목’으로 지정하고, 이들 품목 R&D에 내년부터 2022년까지 5조원 이상을 투자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극일은 시대적 소명”이라고 표현했고, 빚을 내서라도 예산을 집중 투자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정부는 당장 올 하반기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2700억원이 확보했고, 내년도 본예산으로 2조10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이 밖에 화학물질 인·허가 기간을 단축하고 특별연장 근로 인정를 인정하는 등 규제 완화 방안도 발표됐다.

현재까지 나온 정부 대책에 대해 외부서는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김경유 산업연구원 시스템산업실장은 “2000년 초반대부터 추진한 소재·부품·장비 국산화 대책과 부합하는 선에서 단기·장기 계획이 제시됐다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성한경 서울시립대 경제학부 교수는 “대기업-중소기업간 협력이 쌍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며 “지속적으로 대기업이 역할을 하기 위해선 중소·중견기업도 신산업 발굴과 협력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과거 정부의 노력은 일정 부분 성과를 거뒀다. 지난 1972년 3차 5개년 경제개발계획을 통해 수입금지, 수입선다변화 등 국산화 대책을 처음 추진했다. 이후 정부는 2001년 ‘부품·소재 발전기본계획’을 마련하고, ‘소재·부품전문기업 등에 관한 특별법’을 제정해 제도·정책적으로 지원해왔다. 그 결과 소재·부품·장비 산업은 지난해 1390억달러에 달하는 무역흑자를 냈다. 지난 2001년 27억3000만달러 흑자에 그쳤던 것에 비하면 괄목할 만한 성장이다. 세계 소재부품장비 10대 강국에 진입하기도 했다. 다만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의 종속적인 계열화와 과도한 시장보호로 인한 경쟁력 저하 등 부작용도 있었다.

정경수 기자/kwat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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