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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일 경제갈등 2달] 일상으로 번진 한일 갈등... 욱일기 낙서에 폭행시비까지
경제 갈등과 무관한 일상 속 갈등 늘어
폭력, 재물손괴 등 다양한 패턴
9일 오전 부산 동구 일본영사관 정문 부근에 일본 사죄를 촉구하는 스티커가 붙어있다. 연합뉴스

[헤럴드경제=박상현 기자] 한일 양국의 경제 갈등이 일상 속 갈등으로 번지고 있다. 단순 폭행이나 희롱 등마저 ‘한일’이란 수식어가 붙으면 격한 양상으로 비화되기 일쑤다. 경찰도 바빠졌다. 한일 시민 간에 폭행이나 재물손괴 등 크고 작은 갈등이 벌어져 경찰이 출동하는 일이 잦아졌다.

2일 동대문 경찰서에 따르면 서울 한 주차장에선 승용차에 욱일기가 연상되는 문양의 낙서와 ‘아베 만세’ 등의 문구가 적힌 종이가 발견돼 용의자를 추적 중이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30일 오전 8시 50분께 용두동의 한 회사 주차장에 세워진 흰색 폭스바겐의 왼쪽 뒷좌석 문과 뒷바퀴에 붉은색 스프레이로 그린 욱일기 모양의 낙서가 발견됐다. 문양 위에는 ‘일본 천황 만세 아베 만세 일본에 감사하라!’는 문구가 쓰여진 종이가 붙었다.

경찰은 현장에서 지문을 채취하고 현장 주변 CCTV를 토대로 용의자를 추적 중이다. 경찰관계자는 “반일감정에서 범행을 저지른 것인지는 아직 수사 중이다”고 말했다.

대표적 친일 저서로 손꼽히는 ‘반일 종족주의’의 저자 이영훈 이승만학당 이사장이 속해있는 낙성대연구소에 오물이 투척된 것 역시 사례다. 지난달 28일 낙성대경제연구소의 현관에는 ‘진실을 속이면 일본은 망한다’, ‘입으로 배설하기에 더럽다’는 내용의 글이 붙었고 현장에선 오물도 발견됐다. 오물투척 용의자로 지목된 A씨는 경찰 조사에서 “반일 종족주의 책의 내용을 접하고 화가 나서 범행을 저질렀다”고 말했다.

지난달 25일엔 일본차를 돌로 긁은 사람이 경찰에 붙잡히기도 했다. 용의자는 경기도 김포시 한 골프장 주차장에 주차된 렉서스 승용차 3대의 운전석 쪽을 돌로 긁어 파손한 혐의를 받고 있다. 렉서스는 일본 토요타 사가 만든 차량이다. 용의자는 경찰조사에서 “골프를 치려고 골프장에 들어가는데 일본산 차량이 주차돼 있어서 돌로 긁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폭행 사건도 있었다. 경찰은 지난 23일 서울 지하철 2호선 홍대입구역 인근 거리에서 일본인 여성을 쫓아가 폭행을 한 남성을 수사중이다. 이 남성은 여성에게 일본어로 일본인을 비하하는 발언을 하며 머리채를 잡고 바닥에 쓰러뜨리는 등의 폭행을 가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과 당사자들에 따르면 ‘홍대 일본인 폭행 사건’은 한일 경제 갈등과는 무관하지만, 온라인에선 한일 갈등 기류 탓에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최근 급증한 일본 관련 경찰 신고에 대해 서울 일선서 112 상황실장은 “한일 양국간 경제협정 문제도 있고, 불매 운동도 벌어지다 보니 반일 감정 때문에 경찰에 신고하는 사례가 많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경찰관계자는 “한일 양국 관계가 좋아지지 않는 이상 당분간 비슷한 사건은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poo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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