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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일 경제갈등 2개월] 한·일 학생교류도 ‘뚝’… “내년 3월 더 걱정”
서울 소재 한 대학 어학당, 일본학생 일부 등록 취소 “정치적인 이유”
“장기화 되면 학교 타격” 우려도

아베 신조 일본 총리[연합뉴스]

[헤럴드경제=박병국·김성우·정세희·김유진 기자] 지난 7월 초 일본 아베 정권의 경제보복으로 촉발된 한일갈등이 장기화되면서 대학가로 불똥이 튀고 있다. 대학 내 한국어 어학당에 등록해 2학기부터 공부할 예정이었던 일본 학생들의 취소가 잇따르고, 이미 공부하고 학생들도 일본으로 돌아가는 일도 이어지고 있다. ‘한국은 위험한 것 아니냐’는 일본인 가족 의견 등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2일 대학가에 따르면 서울 소재 A 대학 한국어학당 가을 정규학기과정과 단기 과정에 등록한 일본인들이 학교에 등록 취소를 알려 왔다. 오는 5일부터 시작돼 개월 동안 진행되는 정규과정에서 공부할 예정이었던 일본 학생 3명이 등록 취소를 했고, 지난 26일부터 시작한 3주 단기 어학연수 과정에 참여하는 학생일부도 신청을 취소했다. 단기과정에 등록한 일본 학생들은 모두 같은 학교 학생들이다.

이 학교 관계자는 “정규과정에 등록한 학생 중 일부는 부모님이 한국과 일본과 겪고 있는 정치적 갈등을 이유로 반대해 교육프로그램 참여 취소를 결정했다. 단기과정에 등록한 일본인 2~3명의 경우, 특별한 이유를 밝히지 않고 등록을 취소 했다”고 말했다. 특히 이 관계자는 “3월에 일본학생들이 가장 많이 오는데 내년 3월까지 한일 갈등 이슈가 지속 되면 학교가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학교 뿐이 아니다. 일본 학교와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운영하던 수도권 소재의 B 학교는 일본의 한 대학으로부터 최근 ‘한일간 정치적 이슈’를 이유로 교환학생 프로그램에 신청했던 일본인 학생 한명의 교환학생 신청을 취소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공문이 전달된 시점은 교환학생 프로그램 운영 불과 1주일 전이다. 이외에도 적지 않은 대학에서 일본 학생들의 한국 대학교 등록 취소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이미 한국에서 공부하고 있는 학생들이 일본으로 돌아가는 경우도 있다. 서울 소재의 C 대학에서 공부중인 한 일본 학생은 남은 수업 일정을 포기하고 일본으로 돌아갔다. 구체적인 일본 복귀 이유를 밝히진 않았지만, 한국에서 공부하는 학생에 대한 일본 내의 일부 부정적인 여론도 이 학생의 일본 귀국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영향이 없다는 학교들도 있다. 서울 소재 한 대학의 경우 9월부터 시작하는 교환학생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일본 학생수가 올해 2학기 13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7명)보다 늘어났다. 학교 관계자는 “등록 학생수는 한일 이슈가 터지기 전인 4월에 이미 결정이 났다”며 “이슈가 터진 이후에도 프로그램을 포기를 하는 학생들은 없었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대학시절을 보내겠다고 의지를 가진 학생들 다수는 ‘한류 영향’과 함께 한국에 좋은 감정을 가진 학생들이 많다는 점에서 한일 간 정치적 갈등이 대학으로까지 번지는 것은 장기적 관점에서 한일 갈등의 골을 더 깊게 만드는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한 대학 관계자는 “BTS와 한국 아이돌에 열광해 한국 유학을 오는 일본인 학생들은 장래에 ‘지한파 일본인’이 될 가능성이 크다. 학생 교류 활성화는 장기적 관점에서 한일 갈등을 푸는 열쇠가 될 수 있는데 안타깝다”고 말했다.

coo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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