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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스코SS비나를 어찌할꼬…속 끓는 현대제철·동국제강
-현대제철·동국제강, 베트남 H형강에 반덤핑 제소 검토
-지난해 20만톤 돌파…물량 대부분이 포스코SS비나 생산 제품
-묵인 시 반덤핑 관세 부과받은 중국에서 ‘역차별’ 문제 제기 가능성↑
-베트남 철강협회, 반덤핑 부과시 보복관세 예고하며 통상갈등 비화 우려도
[헤럴드DB]

[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포스코의 베트남 법인 포스코SS비나에서 국내로 수출되는 ‘베트남산’ H형강의 수입량이 해마다 증가하면서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이 속앓이를 하고 있다. 중국산 H형강에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며 공급 과잉인 저가 H형강의 시장 교란을 막아왔던 만큼 자칫 중국이 이를 두고 형평성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31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은 최근 베트남산 H형강에 대한 반덤핑 제소를 검토 중이다. 반덤핑 제소 검토 자체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15년 7204톤에 불과했던 베트남산 H형강 수입량은 2016년 12만7953톤, 2017년 18만2832톤 등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지난해(20만1814톤)는 처음으로 20만톤을 넘어서며 H형강 전체 수입물량(40만7048톤)의 절반 수준에 달했다. 올해 상반기에도 10만5000톤 가량이 국내로 들어온 것으로 집계됐다.

베트남산 H형강 물량의 대다수는 포스코의 베트남 법인인 포스코SS비나에서 생산된다. SS비나는 베트남 유일 형강 생산업체로, 연간 50만톤의 생산 규모를 갖추고 있다. 생산 물량의 약 40%를 한국에 수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H형강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으로선 답답한 상황이다. 수입 물량을 포함해 260만톤 규모의 국내 H형강 시장은 한때 중국산 H형강 물량이 70만톤에 달한 바 있다. 이로 인해 국내 H형강 시장이 교란될 조짐을 보이자 기획재정부는 중국산 H형강에 반덤핑 관세를 부과했다. 여기에 중국산 H형강의 가격 급등세까지 겹치며 2017년 31만4451톤으로 반토막났고, 지난해는 2만8245톤 수준으로 축소됐다. 그런데 국내 제품보다 1만~2만원 가량 저렴한 베트남산 H형강이 중국 H형강의 자리를 대체하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에선 중국이 연말 혹은 연초에 있을 반덤핑 재심 조사에서 중국산 제품들에 대한 역차별 문제를 제기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있다. 베트남 등 기타 국가에 대한 제재를 하지 않으면 한-중 통상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는 셈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협회 차원에서 반덤핑 제소를 논의 중이지만 아직 결정된 바는 없다”고 말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특정 메이커가 사실상 독점 판매하고 있는 국내 H형강 시장에서 SS비나 제품이 중국산 등 저품질 제품을 대체해 소비자 선택권을 확대하는 등 긍정적인 효과가 더 크다는 고객사의 의견이 많은 것으로 안다”고 반박했다.

이 관계자는 “뿐만 아니라 SS비나가 자체적으로 H형강을 수출하는 게 아니다”며 “국내의 유통 상사들이 SS비나 제품이 경쟁력있다고 판단해 수입량을 늘리는 것 뿐”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베트남 철강협회(VSA)까지 반덤핑 제소 가능성에 대해 반발하고 나서 이래저래 곤혹스런 상황이다. VSA는 최근 한국 산업부와 베트남 주재 한국대사관, 한국철강협회에 공문을 보내 “한국에서 베트남으로 수입되는 H형강은 붕소 등을 첨가한 합금강 형태로 들어오고 있다”며 “이는 베트남 정부의 세수에 걸림돌이 될 뿐만 아니라 베트남 국민의 안전과 삶에 영향을 미치는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다”고 보복관세를 예고했다. 베트남에서 합금강은 무관세지만 일반 H형강에는 관세 10%가 부과된다.

r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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