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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선 7기 구청장에게 듣는다 - 이승로 성북구청장] “유해업소 빈자리, 청년점포 속속 입주...예술 숨쉬는 ‘삼양로 르네상스’ 열겠다”

서울 성북구는 묘한 도시다. 북한산 자락 아래 각국 대사관저와 한옥이 어우러져 산뜻한 도시 경치를 제시하면서도 한편으론 집장촌과 불법유해업소가 어지럽게 섞여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정릉, 재개발 대신 담벼락과 골목길을 정감있게 꾸민 교수단지, 월북 시인 백석의 사랑을 엿볼 수 있는 길상사, 이중섭과 박경리, 신경림 등 근현대사 문화예술인들이 영감을 주고받은 정릉천 길, 만해가 북쪽을 향해 지은 심우장 등의 자원을 보유한 성북은 알수록 빠져드는 양파 같은 매력이 있다. 영화 ‘건축학개론’의 주 무대가 된 게 이상치않다.

이승로〈사진〉 성북구청장은 이를 두고 “사람의 가치를 담은 도시”라고 정리했다. 다소 두루뭉술하게 들리지만, 도시개발 보단 사람이 가장 먼저인 곳이란 소리다. 민선7기 이후 구는 ‘현장중심’ ‘사람중심’의 기치를 걸고 구정을 펴고 있다.

‘고령친화 맞춤형 주거환경개선사업’이 대표적이다. 전국 최초로 청년일자리와 노인주거복지를 연계한 이 사업은 청년이 지역 어르신이 살 집을 건강상태 등 형편에 맞게 고쳐주는 것이다. 이 구청장은 “기존 도시 재생이 단순히 집 외양을 고치는 것이라면, 이 사업은 주민의 신체 상황, 삶의 특징이라든지를 다 살펴서 개선한다. 거주자 만족도가 높을 뿐 아니라 청년 창업도 가능하다”면서 “성북발 전국형 사업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30여년 간 불법영업이 만연했던 삼양로도 예술이 살아 숨쉬는 청년창업 거리로 거듭나고 있다. 이 구청장은 “민-관-경이 합동 단속을 벌여 37개 불법 유해 업소 중 10여곳이 자진폐업했고, 나머지는 업종 전환과 폐업을 고려하고 있다. 폐업한 자리에 다시 또 다른 불법 유해업소가 들어오지 못하도록 청년점포(‘낭만덮밥’)로 바꿨다”고 소개했다.

지난 6월에 이어 다음달에도 삼양로의 변신을 알리는 ‘두근두근별길마켓’을 연다. 지난 행사에 이어 이번에도 1만명이 넘는 주민이 찾을 것으로 구는 예상했다. 이 구청장은 “삼양로는 멀리서도 일부러 찾아오는 특색 있는 거리로 변신할 것”이라며 ‘삼양로의 르네상스’라고 표현했다.

삼양로의 변신은 사업 추진여부가 불투명했던 신월곡1구역 정비사업의 사업시행인가를 앞당기는데도 한 몫을 했다. 신월곡 집장촌이 떠나가도록 좋은 자극을 준 것. 이 구청장은 “민선 7기 안에 주거환경 개선과 상업지역 기능의 회복을 기대해도 좋다”고 힘 줘 말했다.

불균형 개발이 야기한 정주환경 불평등 개선 사업도 순항 중이다. 우이신설선과 강북횡단선 등 교통망이 좋아지는 정릉생활권에 상업, 업무, 공공시설을 확충시키는 정릉권역 상생융합도시, 고려대와 동덕여대 일대 골목상권 활성화, 개운산·오동근린공원·정릉천 등 지역자원을 활용한 문화복지시설 확충 등이다.

또한 지난 20여년간 소음, 매연, 교통체증 등으로 주민 불편 호소가 끊이지 않았던 내부순환로 월곡 하향 램프 공사가 내년에 본격 시작된다.

‘성북 온가족 행복’ 정책도 주민들로부터 환영받고 있다. 구는 신혼부부의 주거비 부담과 육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정릉과 장위권역에 성북 온가족 행복지원센터, 신혼부부 임대주택, 도전숙(직주혼합형 임대주택), 문화예술인을 위한 공공주택 청년빌 등을 짓고 있다. 아이 낳고 키우기 좋은 환경을 만들고자 성북 온가족 행복타운 사업은 지난해 민선 7기와 함께 동시에 시작해 내년이면 90% 조성을 마친다. 추후 다른 권역으로도 확산시킬 예정이다.

이 구청장은 “지난 1년 동안 일상 생활의 소소한 문제부터 오랫동안 주민 불편을 초래하고, 지역 발전을 방해하던 지역 숙원 사업까지 구정에 담아 이제 하나둘 실마리가 풀리고 있다”며 “현장과 사람중심 구정 1년이 순항할 수 있었던 건 45만 구민과 1400여 공직자가 버팀목이자 강력한 후원자가 되어주었기 때문”이라며 직원과 주민에게 공을 돌렸다. 그는 “새로운 성북의 미래와 꿈을 실현시키기 위해 앞으로도 힘을 모아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단합과 지지를 당부했다.

한지숙 기자/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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