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제조업 생산능력, 71년 이후 하락폭 최대…감소세도 역대 최장
역설적으로 제조업 가동률↑…공장 정리한 탓
재고율도 무려 8.8%p↑…동행·선행 경기지표 2달 연속 '동반 하락'
"조선업 부진 영향 커…올해 말까지 계속될 듯"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제조업 생산능력이 1971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축소됐다. 동시에 역대 최장 기간 감소세를 이어갔다. 대내외 경영여건 악화와 기업들의 설비투자 부진이 지속되면서 급기야 주력 산업인 제조업의 생산능력 자체가 줄어든 것이다.

통계청이 30일 발표한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우리나라 제조업의 생산능력지수(2015년=100 기준)는 올 7월 101.6를 기록, 1년 전에 비해 1.6% 감소했다.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1971년 1월 이후 가장 큰 하락폭이다.

제조업 생산능력은 지난해 8월부터 올 7월까지 12개월 연속 내리막을 걷고 있다. 역시 역대 최장 기간 하락세다.

지난 2017년까지만 해도 1~2%대 내외의 완만한 증가세를 보였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하락세로 전환했다. 심지어 지난해까지만 해도 -0.3% 내외에 머물다 올 들어 감소폭이 커졌다. 올 4월 -1.0%에 이어 지난달 -1.4%, 이달 -1.6%까지 부진이 심화됐다.

조선업과 자동차 등 주요 산업의 구조조정이 이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업종별로 보면 선박 등 기타 운송장비의 생산능력이 1년 전보다 11.0% 급감했고, 자동차도 3.7% 감소했다. 전자부품의 생산능력도 6.3% 줄었다.

생산능력은 제조업체들이 확보하고 있는 설비를 모두 가동해 생산할 수 있는 재화의 총량을 의미한다. 미래를 비관적으로 보고 가동 가능한 공장의 총 규모를 줄이고 있는 것이다.

김보경 통계청 산업동향과장은 "기타 운송장비, 특히 조선업의 부진 영향이 크다"며 "2015년까지 조선업의 생산량이 늘어났지만 이후 최대 생산량이 줄면서 생산능력 감소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조선업의 부진 영향이 올해 말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가동 가능한 공장의 총 규모가 축소되면서 역설적으로 제조업 가동률이 올라갔다. 최대 생산능력 대비 실제 생산량을 의미하는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74.8%로 전년 동월 대비 0.9%포인트 증가했다. 구조조정으로 유휴설비를 정리한 탓에 분모인 '최대 생산능력'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이 영향으로 전체 공장 규모는 줄어들고 그 대신 놀고 있는 공장이 감소한 셈이다.

심지어 어렵게 생산된 제품들이 팔리지 않아 창고에 쌓이고만 있다. 제조업 재고는 1년 전보다 8.0% 증가했다. 제조업 재고율(재고/출하 비율)은 115.2%로 전년 동월 대비 8.8%포인트 증가했다.

정규철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중장기적으로 심화되고 있는 세계 경쟁에서 경쟁력을 잃고 있는 모습이 반영된 것"이라며 "전통산업에서 경쟁력을 잃다보니 투자가 부진하고, 생산능력이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한편 설비투자는 전년 동월 대비 4.7% 감소했다. 특수산업용기계 등 기계류(-5.6%), 선박 등 운송장비(-1.8%) 투자가 줄어든 영향이었다. 건설기성은 건축 공사 실적이 줄면서 6.2% 감소했다. 건설수주도 23.3% 감소했다.

현재의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지표인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보다 0.1포인트 하락했다. 앞으로의 경기를 예측하는 지표인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도 0.3포인트 떨어지면서 동행·선행지수는 2개월 연속 동반 하락세를 이어가게 됐다.

김보경 과장은 "미중 무역갈등과 일본 수출규제로 기대·전망지수 하락 폭이 커져 당분간은 선행지수 하락폭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추세적으로는 하락 추세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kwater@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