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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유있는’ 기능올림픽 3위 추락…지원·관심 줄고 특성화고 학생 매년 감소세
직업계고 학생 10년새 33%급감…전체비율 19%로 OECD 절반에도 미달
제조업 근간 기계분야 성적 저조, 제조업 경쟁력 뿌리 약화 우려
 
[헤럴드DB]

[헤럴드경제=김대우 기자]기능올림픽에서 우승과 준우승을 독차지하다시피 해온 한국이 이번 카잔 대회에서 3위로 역대 최저 성적을 낸 것을 두고 기술인재에 대한 홀대와 낮은 사회적 평가, 청소년들의 지원기피 등 여러 요인이 빚어낸 예고된 사태였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기능인에 대한 정부의 지원과 사회의 관심이 현격히 줄어들고 있고 무엇보다 기능올림픽 인재의 ‘산실’이던 특성화고 학생들이 매년 감소하고 있어 ‘기능 한국’의 몰락과 제조업 경쟁력의 뿌리 약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마저 나온다.

특히 일본의 경제 도발로 연구개발(R&D)와 기술인력 양성이 국가차원의 화두로 부상하면서 정부가 3년간 5조원 이상을 투입해 소재·부품·장비산업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빚어진 이번 ‘기능한국’ 위상의 추락은 이공계 고급인재들의 ‘의대쏠림’ 현상과 맞물려 뼈아픈 상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30일 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인력공단에 따르면 러시아 카잔에서 열린 제45회 국제기능올림픽대회에서 우리나라는 중국 러시아에 이어 3위를 차지해 1971년 스페인 대회(4위) 이래 48년만에 최저의 성적을 거뒀다. 특히 제조업의 근간이라 할 ‘기계부문’에서 이번대회 성적이 냉동기술 직종 금메달 1개, 기계설계CAD와 CNC밀링 직종에서 은메달 각 1개, 폴리메카닉스, CNC선반, 금형 직종에서 우수상 각 1개를 수상하는데 그쳐 퇴조가 눈에 띈다.

한국은 앞서 2015년 브라질 상파울루 대회까지 5회 연속 종합우승을 차지했고 2017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대회에서는 중국에 이어 2위 등 종합우승 19차례, 준우승 5차례를 기록해왔다.

이번 대회 성적이 저조한 것에 대해 참가국이 늘어나면서 글로벌 수준이 상향 평준화된데다 56개 전직종에 출전하는 등 대규모 공세에 나선 중국과 개최국 러시아의 텃새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최근 공고·마이스터고 등 특성화고 학생이 점점 줄고, 기능인에 대한 선호도가 계속 떨어지는 것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실제로 산업현장에 유입될 특성화고·마이스터고 등 직업계 고등학교 학생수는 2005년 50만3000명에서 2015년에는 33만7000명으로 33%나 급감하는 등 매년 줄어들고 있다. 직업계고의 학생 비율도 전체의 19%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47%에 비해 매우 낮은 수준이다.

게다가 특성화고의 우수한 학생들도 세계대회를 준비하는 ‘기능반’에 들어가려 하지 않고, 기업에서 평생 기능인으로 일하는 것보다 공무원 신분을 선호하는 요즘 세태다. 실제로 최근 국내 지방기능대회에 출전하는 선수가 눈에 띄게 줄었고 전반적 관심도 저조하다.

기능 인력에 대한 관심과 지원도 줄어들고 있다. 우수한 기능인력을 양성하려면 외국과 교류하며 최신 기술과 경향을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중국 참가자들은 정부 돈으로 4~5차례 해외 전지훈련을 나간다. 반면 우리는 예산부족으로 한 직종에 한 번씩만 전지훈련을 한다.

전문가들은 “기술·기능인에 대한 인식이 낮은 상황에서 젊은이들을 기술인력으로 유입되기는 어렵다”며 “중장기적 관점에서 공고 등 직업계고 졸업 후 사회에 진출해도 대졸자 못지않게 대접받도록 숙련 기술인들에 대한 정책적 배려와 사회적 투자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dew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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